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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이 약점으로…충격과 공포의 kt ‘변비’ 타선 [MK시선]
입력 2020-11-11 09:57 
kt는 10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로하스(사진)의 홈런으로 1점만 땄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충격과 공포의 kt ‘변비 타선이다. 두산 사령탑을 두렵게 만들었던 kt의 강점은 약점이 됐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는 3경기 만에 짐을 쌀 판이다. 플레이오프 1·2차전 패배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12일 열릴 3차전마저 패할 경우, 포스트시즌 1승조차 못한다.
양대 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역대 플레이오프 1·2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88.2%였다. 1996년 현대와 2009년 SK만 2패 후 3승의 기적 같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단, 두 팀은 그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kt는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안타 8개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3회말에 터진 로하스의 홈런 덕분에 그나마 무득점을 피했다.
1회 1사 3루-2회 1사 만루-3회 2사 1, 2루 등 초반 기회를 놓치며 흐름을 뺏겼다. 이강철 감독은 타자들이 1·2·3회에 찬스를 못 살렸다. 초반에 타선이 폭발하지 못한 건 내가 타순을 잘못 짰기 때문이다. 다 내 잘못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kt는 2차전에서 조용호(7번→1번)를 리드오프로 올리면서 황재균(1번→2번) 강백호(2번→4번) 유한준(4번→5번) 장성우(5번→6번) 박경수(6번→7번)의 타순을 조정했다. 1차전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치고 홈런도 날렸으나 득점 생산 능력은 더 떨어졌다. 잔루만 9개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t의 창을 경계했다. 로하스 강백호의 중심 타선은 정확성과 장타를 겸비했다”고 평하면서 두렵다”는 표현까지 썼다. kt는 정규시즌 두산으로 상대로 103득점을 올렸다.

그 경험은 자신감이었다. 이 감독도 OPS가 높은 타자를 전진 배치해 ‘빅이닝으로 두산 마운드를 무너뜨리겠다고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예상과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면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kt는 1차전에서도 0의 행진을 이어가다가 8회 2사 2, 3루에서 유한준이 2타점 적시타를 쳤다. 1차전의 잔루도 7개였다.
kt의 플레이오프 타율은 0.212에 불과하다. 병살타만 3개로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연결이 매끄럽지 않으니 이길 방도가 없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두산이 효과적인 계투로 kt 타선을 꽁꽁 묶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투수전으로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김 감독이 강조한대로 결국은 타자들이 쳐야 승리할 수 있다. 두산은 계획대로 kt 불펜을 흔들어 승기를 잡았다.
반전이 필요한 kt 타선이다. 이 흐름이면 제대로 힘 한 번 못 쓰고 플레이오프 탈락한 2019년 SK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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