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방효과 90%" 어떤 의미고 믿을 수 있나…국내 개발 현황은?
입력 2020-11-10 19:19  | 수정 2020-11-10 20:34
【 앵커멘트 】
중요한 건 개발되는 백신이 안전한지, 언제 맞을 수 있는 건지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겁니다.
유호정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 답변1 】
어떤 실험이었는지를 알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 약 3만 8천 명이 백신을 맞았습니다.

절반은 진짜 백신, 절반은 가짜 백신, 플라시보를 맞았습니다.

이후 확인을 해보니 94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이 94명을 분석해보니 90% 이상이 가짜 약을 맞은 사람이었다는 게 이번 조사 결과입니다.

즉, 백신을 맞은 사람 가운데는 확진자가 10%도 나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 질문 2 】
이 결과로 방어율이 90%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건가요, 얼마나 의미 있는 결과인가요?


【 답변 2 】
실제로 이번 발표는 화이자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내용입니다.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판단할 기본적인 정보도 부족한데요.

전문가들은 분석 대상이었던 94명의 확진자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따라 최종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정기 /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 "전수조사 과정에서 94명만 확진이 됐다고 하면, 지금 중간 결과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만약에 그렇지 않고 백신 접종 맞은 사람 중에 극히 일부분만 확진됐다고 보고한 사례만 가지고 결과를 분석했다 하면 향후 효능에 대한 부분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

전수조사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또 노년층이나 중증 환자는 얼마였는지, 효과는 얼마나 갈지 등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애초에 임상 조사 중간에 결과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만약 승인이 된다면 우리 국민이 맞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요.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까요?


【 답변 3 】
우선 방역당국은 내년 2분기 이후에야 국내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우리 당국도 아직은 임상이 끝나지 않았고, 다른 나라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며 효과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일단 화이자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전제하에 우리 정부도 투트랙으로 백신 확보에 나섰습니다.

선수입이 가능하도록 화이자와 개별적으로도 협의하면서, 동시에 국제기구를 통한 수입 확보 절차도 진행 중입니다.

보건당국은 "우리나라가 백신 공급에 후순위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신을 들여오면 전 국민에게 접종할지, 아니면 현재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면서 취약계층에 먼저 접종할지는 그때 판단할 방침입니다.

【 질문 4 】
하지만, 제일 좋은 건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걸 텐데, 이 부분은 얼마나 희망적인가요?


【 답변 4 】
우리나라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는 초기 단계, 즉 화이자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하기 전 단계인 경우가 많아 속도전에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자체 개발한 백신을 내놓은 상황인데요.

그런데 안정성과 효과 모두 제대로 검증됐는지는 의문입니다.

두 나라의 백신들도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임상 3상까지 완료한 건 아닙니다.

최종실험 단계를 일부 생략하며 승인을 내렸고, 이에 FDA도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 질문 5 】
국내 백신 개발이 비교적 늦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 답변 5 】
이 분야에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는 임상시험 대상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이 큰 상황입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정윤택 /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
- "다른 나라에 비해 K방역이 잘되다 보니 환자가 없는 상태고 그렇다 보니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체계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임상을 시행하려면 상급병원을 중심으로 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치료하다 보니…. "

한 항체치료제의 경우, 300명 모집 목표지만, 51명밖에 모집하질 못했습니다.

그나마 치료제는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완치자들의 협조로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백신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 대상이 돼야하기 때문에 더 어렵고요.

게다가 최근엔 독감 백신 사망 사건으로 백신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특히나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질문 6 】
백신이든 치료제든 나오면 내년에는 코로나 종식 선언이 가능할까요?

【 답변 6 】
만약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다고 전제했을 때,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일 겁니다.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변이한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는 중요한 부분인데요.

아직까진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무력화할 정도의 변이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역 당국도, 그리고 전문가들도 아직은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은 어려울 것이라 데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백신과 생활방역을 병행하는 게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유호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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