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아파트 `매물 품귀`에 경매도 후끈…낙찰가율 역대 최고
입력 2020-11-09 17:19  | 수정 2020-11-09 19:30
시장에 반하는 지나친 규제로 주택공급을 막고 수요만 늘린 결과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경매시장마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해 '똘똘한 한 채'에 주택 수요자 관심이 집중되면서 10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2005년 집계 이래 최고치를 다시 썼다.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100% 현금 조달'이 필요한 15억원 이상 아파트도 물건이 나오는 족족 팔리고 있다. 서울지역 내 주택공급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경매시장 '불장(시장 과열)'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1.8%로 2005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로, 낙찰가율 111.8%는 감정가가 1억원인 아파트가 1억1180만원에 팔렸다는 얘기다. 올해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3.2%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불장'으로 평가됐던 2018년 경매시장 낙찰가율 102.7%도 넘어선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은 낙찰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실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59건으로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60건을 밑돌았다. 감정가가 15억원을 넘어 사실상 대출이 불가능한 서울 아파트 역시 유찰 없이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매물 품귀 현상과 함께 시세 상승과 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경매 물건 특성이 더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그야말로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며 "물건은 부족한 반면 투자자 관심이 높다 보니 낙찰률은 역대 최장인 4개월 연속 70%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현대아파트(전용 163㎡)는 감정가 24억7000만원의 118%인 29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에는 11명이 입찰했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매물을 가져갔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액을 현금으로 조달해 경매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다른 지역과 경기지역 아파트 또한 물건이 나오는 족족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감정가 13억9000만원인 서울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도 14억9900만원에 낙찰됐고 강서구 염창3차 우성아파트도 7억7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가 감정가 6억4700만원을 뛰어넘었다. 염창3차 우성아파트에는 33명이 응찰했고 래미안 옥수 리버젠 역시 24명이 경매에 참여했다. 용인 수지구 상현마을 금호베스트빌(34명)과 성남시 수정구 위례자이(31명)도 30명이 넘는 사람이 경매에 참여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주거시설과 비주거시설(업무상업·토지·공업시설) 간 구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10월 전국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건수는 6598건으로 전체 가운데 46.8%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건수 비중도 47.1%를 기록해 10월에 낙찰된 경매 부동산 중 절반이 주거시설에 집중됐다. 투자자 쏠림 현상은 더 심하다. 10월 경매시장에 입찰서를 제출한 응찰자는 총 1만6992명으로 이 중 60%인 1만151명이 주거시설에 응찰했다. 올해 들어 주거시설의 월별 응찰자 비중은 7·8월을 제외하고 모두 60%를 넘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9월 코로나19 2차 파동 여파로 법정이 셧다운되면서 대기 수요가 한 번에 몰린 여파가 10월 경매시장 과열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경매는 토지거래 허가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규제가 덜해 현금이 풍부한 자산가가 선호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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