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증시 폭락에 밀려 상장 철회를 선택했던 엔에프씨가 다시 한 번 코스닥 출사표를 냈다. 3월 코로나19 급락장 이후 8개월 만에 재도전이다.
지난 5일 인천광역시 송도 엔에프씨 본사에서 만난 유우영 대표는 "코로나19를 이겨낸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코스닥에 재도전하는 만큼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강조해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상장 포부를 밝혔다.
엔에프씨는 2012년 설립된 화장품 원료·소재 전문 제조 기업이다. 화장품 베이스(기본소재)를 주력 생산해 국내외 대형 화장품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피부 면역력 증진과 보습력 향상 효과가 있는 수용성 세라마이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한일 관계 경색 이후 자외선차단제용 필수 소재 이산화티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화장품 업계 대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유 대표는 "이산화티탄 합성원료 경우에는 그동안 일본에서 전량 수입했지만 엔에프씨가 5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화를 이뤄내면서 시장 경쟁력이 더욱 강화됐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화장품 기업들의 타격이 속출하는 가운데 시장 순위에 연연하기 보다는 특화된 기술로 차별화 경쟁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유 대표의 이러한 신념이 집약된 것이 국내 유일 '신고온 충진기술(GHF)'이다.
유 대표는 "이번 송도 제2공장은 GHF 기술이 적용된 곳으로 단가 경쟁력은 물론 생산량도 기존 대비 200% 증대돼 일 8000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자동화 기술에 따라 불량률도 현저하게 감소해 국내외 고객사들의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GHF 기술을 통해 내장형 아이라이너, 선스틱 등 엔에프씨만의 특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로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의료용 대마 사업에도 눈을 돌려 정부 지원 아래 연구진을 배치하는 등 향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본업에 주력하며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긴밀한 협업을 유지해오면서 최근 5개년(2015년~2019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1.8%에 달한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까지 1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반기 이연된 매출 수요와 신제품 사업을 반영한다면 올해도 5% 내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내 방한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주춤거렸던 중국 시장에서의 판로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해외 사업에서 미국 시장이 50%이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그 가능성이 무한한 곳"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중국 내 빗장이 열린다면 완제품 계약을 중점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공모자금은 송도 공장 차입금 상환과 운용 자금으로 활용해 글로벌 화장품 OEM·ODM사로 우뚝설 것"이라며 "현재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2025년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엔에프씨는의 이번 희망 공모가는 1만200~1만3400원 사이다. 오는 16~17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23~24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12월 초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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