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냐" 초등생들 향해 상습 폭언 아동센터장

"또라이냐?" "그림 발로 그렸냐?" 아이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한 지역아동센터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의 한 지역아동센터장 A씨(64·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를 수강하라고 명령하고, 5년 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를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센터 대표 B씨(51·여)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인천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으로 채용된 뒤 대표 B씨로부터 주의를 받고도 아이들을 향해 폭언을 일삼았다. 지난 2018년 10월 열린 한 미술대회에서 준비물을 챙겨 오지 않은 초등생(11)에게 "미쳤냐. 또라이냐"고 욕설을 했다. 또 다른 학생(12)에게는 "그림이 이게 뭐냐"며 "발로 그린 거냐. 손으로 그린 거냐. 구별이 안 된다. 왜 이렇게 못 했냐"고 막말을 했다.
결국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진행됐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센터장이 된 첫 해인 2016년 다른 친구를 밀치며 노는 8살 여자아이에게 "네가 이렇게 당하면 어떨 것 같냐"며 똑같이 아이 가슴을 2차례 밀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씻지 않은 채 센터에 온 아이에게 "머리 가 떡 졌어. 기름졌어"라며 핀잔을 주고, 또 다른 아이에게는 "글씨체가 이따위냐"라고 지적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데도 아동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며 "학대 행위가 가볍지 않고 죄책이 무거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센터 대표 B씨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단지 대표에 불과하다며 A씨를 감독할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피고인이었다"며 "센터에서 학대 예방 교육을 한 사실 만으로 감독을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