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달러 지고 신흥국펀드 뜨고…재테크 판 바뀐다
입력 2020-11-06 17:25  | 수정 2020-11-06 19:44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화값과 금값이 연일 급등하는 등 재테크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그간 미국 기술 성장주와 달러를 중심으로 투자해온 국내 자산가들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가 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 자산관리(WM)센터에 문의한 결과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채권보다는 주식, 미국보다는 한국·중국·인도 등 이머징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 시장에서는 친환경과 헬스케어 기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28.2원)보다 7.8원 오른 1120.4원에 마감하면서 달러당 원화값 1100원대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금융센터 PB팀장은 "연일 원화값이 급등하면서 기존에 달러 매수 규모가 컸던 고객에게 문의가 많다"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달러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가는 것은 좋지만 원화값 하락을 노리는 방향성 투자라면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팀장은 "최근 국내 자산가 사이에서 달러 매수가 유행했고 투자 주식이나 펀드도 미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앞으로는 이머징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은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강화로 대변되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유럽 등 주변 국가와 관계가 개선되고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유영동 하나은행 투자전략부 과장은 "달러 가치 훼손으로 미국보다는 이머징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면서 "이머징 국가 가운데서도 정보기술(IT)에 강한 한국과 중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금값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일 뉴욕상품거래소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2.7%(50.60달러) 상승해 1946.8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월 18일 이후 7주 만에 최고가였다.

다만 금값은 향후 상승 기대를 선반영해 이미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만큼 추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 팀장은 "금값은 장기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지금처럼 오른 상황에서는 일단 이익을 실현하고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증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송 팀장은 "바이든의 친환경 기조로 신재생에너지·친환경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태양광·풍력 등 그린에너지, 전기차·수소차 관련 주식·상장지수펀드와 국내 뉴딜펀드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은영 농협 WM전문위원은 "특정 종목 매수가 부담스러운 개인투자자라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내년부터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채권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규모 재정부양책이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 국채 발행이 뒤따를 수밖에 없고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금리가 상승한다.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고 위험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가상화폐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6일 오후 2시 10분 현재 174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이유는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크다.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은 지난달 21일 "내년 초부터 자사 네트워크에 있는 2600만개 가맹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혜순 기자 / 이새하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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