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 게임회사가 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스타일링 게임에 한복을 출시했다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공격을 받자 돌연 한국 서비스를 종료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 페이퍼게임즈는 지난달 29일 신작 모바일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를 국내 출시했다. 이 게임은 캐릭터에 옷을 입히고 메이크업을 하는 등 캐릭터를 꾸며서 친구들과 공유하는 게임이다. 출시 후 한때 국내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페이퍼게임즈 측은 한국에 게임을 출시하면서 이달 4일 첫 이벤트로 한복을 출시했다. 한복 아이템은 중국 쪽에도 함께 출시됐는데, 다수의 중국 네티즌이 돌연 "중국 명나라 의상이다", "한복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의상이니 중국옷이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페이퍼게임즈는 4일에 중국 SNS 웨이보에 공식 입장문을 올렸는데, 여기서 "국가의 존엄을 지키겠다"고 밝히며 중국 네티즌 편을 들었다.
이들은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서 페이퍼게임즈와 조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중국 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서버에서 조국을 모욕하거나 악의적 사실을 퍼트린 유저는 채팅 금지, 계정 정지 등 조처를 할 것"이라며 "중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한국의 샤이닝니키 팬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불거졌고, 아이템을 환불하거나 게임에서 탈퇴하는 이용자가 늘어났다.
이에 5일 페이퍼게임즈는 한복 아이템을 파기·회수하고 환불한다고 공지했다.
한국 이용자들의 탈퇴가 끊이지 않자 페이퍼게임즈 측은 6일 0시경 공지를 올려 "샤이닝니키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페이퍼게임즈 측은 "의상 세트 폐기 공지를 안내한 후에도 일부 계정이 중국을 모욕하는 급진적인 언론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며 "우리의 마지막 한계를 넘었다. 중국 기업으로서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중국 네티즌의 과격 발언이나 한복 및 한국 문화를 폄훼하는 발언 등에 관해서는 침묵했고, 기존에 결제한 아이템을 환불받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국회의원도 관심을 보였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복 동북공정론'도 문제지만 개발사 대응은 더 황당하다"며 "중국 네티즌의 거짓 주장에 손을 들어줬고, 국내 이용자에게 비난만 퍼붓고는 서비스를 종료하는 작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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