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6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838억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 논란에 대해 "이렇게 반(反)여성적인 여성가족부라면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2017년 대선 때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다"며 "장관 사퇴가 아니라 여성가족부 해체가 정답"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성인지 관점에서 838억원의 선거비용이 피해자들이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를 받았다.
이 장관은 "네, 이렇게 성인지 감수성으로 인해서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박원순, 오거돈이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의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여성부 장관이라는 공직자가 저런 막말을 해도 장관 자리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게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라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의식도, 양심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일갈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이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면 나는 학습교재냐.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악착같이 멀쩡한 척 하며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저 소리를 듣고 오늘 또 무너졌다"며 2차 피해를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여성의 건강·복지·자녀보육·교육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직장에서의 차별 금지·육아휴직은 고용노동부가, 여성의 인권은 법무부가 제대로 챙겨야 한다. 범국가 차원의 저출산 대책·성인지 예산은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관련부처들과 챙겨야 한다"며 "각 부처에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국을 만들고 기재부 예산실에 여성예산국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여성정책을 제대로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은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성을 내세워 1조2천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여성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은 없이 '성인지 학습 기회'라는 막말만 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사퇴가 아니라 여성가족부 해체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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