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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강했던 두산, 그리고 쓸쓸했던 박용택의 퇴장 [준PO]
입력 2020-11-06 07:53 
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준PO 2차전이 벌어졌다. 4회초 1사 1,3루에서 두산 오재원이 1타점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LG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2020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는 잠실 라이벌전이라는 의미도 컸지만, 포스트시즌에 강한 두산과 LG 박용택(41)의 현역 은퇴라는 장면이 상징적으로 엇갈린 시리즈이기도 했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두산이 LG를 9-7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2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여전히 가을의 강자다웠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MVP로 뽑힌 오재원(35)의 활약이 돋보였다. 오재원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85경기 출전 타율 0.232(155타수 36안타)에 그쳤다. 잔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백업으로 밀렸다.
그러나 최주환(33)이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며 오재원이 포스트시즌에서는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오재원을 수비 강화 카드로 썼지만, 타격에서도 정규시즌 아쉬움을 풀 듯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8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2타전에서는 결승타를 포함 적시타 2개를 때렸다.
반면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적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승부처에서 나온 실책과 매끄럽지 못한 연결, 아쉬움을 남긴 투수 교체 타이밍 등 잠실 라이벌전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경기력이었다.
특히 우승을 목표로 현역 생활을 마치려던 박용택은 결국 ‘4등택으로 유니폼을 벗게 됐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19시즌 동안 KBO리그 최초 통산 2500안타를 달성하는 등 LG의 상징으로 거듭났지만, 신인 시절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이후 한국시리즈 출전 없이 현역 무대에서 퇴장했다. 경기 전 오늘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겠다. 가족들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는 토요일(7일)에 관람하러 올 것이다”라고 했지만, 의지와 결과는 달랐다. 박용택은 LG가 한참 추격하던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섰지만, 곧바로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통산 2500안타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준PO 2차전에서 두산이 LG를 꺾고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는 이날 경기 패배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LG 박용택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경기 후 관중석에서는 박용택을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퍼졌지만, 박용택은 쓸쓸히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준플레이오프 MVP 오재원은 상대팀이지만, 존경하는 선배다. 계속 더그아웃에서 몸을 움직이시더라. 찬스 때 안 걸리길 바랐다. 뭔가 하나 터질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며 오랫동안 꾸준한 기량을 보인 선배다. 대단한 선수다”라는 말로 베테랑 타자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2020년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기억될 엇갈린 희비였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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