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오늘(5일)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때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정상이 모여 회의를 할 수 있다면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미국, 러시아의 정상이 모여 6자 회담을 하는 구상에 관해 "그렇게 수뇌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좀처럼 없으리라 생각한다. 외교상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계인 입헌민주당 하쿠 신쿤(白眞勳) 의원으로부터 도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을 초청해 북핵 6자 회담을 하도록 일본이 주도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가정이지만 그런 기회는 좀처럼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만약 도쿄올림픽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하면 회담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가정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반응했습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담당상은 도쿄올림픽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 대회조직위원회, 도쿄도(都)가 결정할 문제"라며 일본 정부 입장에선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스가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마주하겠다"(向き合う)라고 하는 표현을 놓고도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스가 총리는 전임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정책 노선을 답습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풀기 수단으로 김 위원장과 "무조건 마주하겠다"는 의지를 반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하쿠 의원은 스가 총리에게 "왜 '직접 만나 얘기하겠다'라고 하지 않고 '마주 대한다'는 표현을 쓰는지 따져 물었습니다.
스가 총리가 "외교적으로 정상회담에도 그런 표현을 쓰는 것 같다"고 단답형으로 대답하자, 하쿠 의원은 "꼼짝하지 않고 서로 쳐다보며 눈싸움 놀이를 하겠다(ジーっと見合ってあっぷっぷ)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제대로 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표현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스가 총리를 대신해 답변에 나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외교적으로 '마주한다'는 말을 '바로 앞에 두고 대면하면서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으로 저는 해석하고 있다"고 거드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한편 스가 총리는 한국이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이지만 징용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이 해결책을 내놓아야 양국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는 견해를 함께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테기 외무상은 징용 문제에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 사법 절차는 명확한 국제법 위반이라 생각한다. 한국이 그것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일본 측이 납득할 방안이 나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모테기 외무상의 이런 발언이 끝난 뒤 "같은 생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이웃 나라이며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나 자신은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한국이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관해서는 일정 등이 "현시점에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