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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배트 플립, 오재원 “홈런인 줄 알았는데…” [준PO1]
입력 2020-11-04 22:39 
오재원이 4일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 번의 적시타를 치며 두산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사실 의도한 건 아니다. 홈런인 줄 알았다.”
4일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화제를 모은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묻자, 오재원(35·두산)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회말 1사 1, 3루와 6회말 1사 2루에 잇달아 적시타를 치며 두산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두산은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페르난데스의 2점 홈런(1회말)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선발투수 플렉센(6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이 호투를 펼쳤으나 2-0의 스코어는 불안했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베테랑 오재원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태가 안 좋은 최주환을 선발로 내세웠다가 괜히 다칠 수 있었다. 오재원은 수비가 검증된 선수다. 상황에 따라 최주환을 대타로 쓸 생각이었는데 오재원이 타격감까지 정말 좋았다”며 흐뭇해했다.
오재원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가 중요한 걸 다 알고 있다. 말은 안 해도 이기자는 마음이 강했다. 경기를 (승리로) 마친 것 같아 다행이다”며 기뻐했다.
화제를 모은 건 오재원의 세리머니다. 4회말 1사 1, 3루에서 이민호의 슬라이더를 힘껏 때린 그는 타구가 멀리 날아가자 배트를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성급한 홈런 세리머니였다. 3점 홈런이 아닌 1타점 2루타가 됐다. 타구는 외야 펜스를 맞혔다.
오재원은 (상대를 자극하려고) 의도한 건 아니다. 난 정말 홈런인 줄 알았다. 올해 두 번이나 비슷한 타구가 나왔다. 타구부터 점점 줄어가는 게 이상했다”라며 머쓱해했다.
이를 옆에서 들은 플렉센은 곧 라커룸으로 돌아가 웨이트트레이닝을 더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오재원도 싫지 않다는 듯 웃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오재원은 포스트시즌은 해마다 힘들다. 특히 나는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막상 경기를 시작하니까 별로 생각이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끼리 농담으로 ‘이 멤버로 뛰는 것도 마지막이다라고 얘기한다. 사람의 앞일은 모르는 법이다. 그래도 다들 좋게 마무리하고 싶어할 거다”며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는) 나중 문제다. 지금은 내일 경기(준플레이오프 2차전)만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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