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래의 코로나백신 기지 `K바이오` 훈풍
입력 2020-11-04 17:54  | 수정 2020-11-04 19:38
겨울철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을 맡게 될 국내 바이오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연내로 다가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바이오 업체와의 CMO 계약 체결이 잇따르며 주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
4일 증시에서 주요 바이오기업 주가가 대부분 약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대비 4.86% 오른 73만3000원에 마감했고 셀트리온은 4.44% 오른 2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케미칼은 6.67% 오른 39만2000원, 녹십자는 1.19% 오른 38만2500원에 마감했다.
CMO란 신약 개발사가 생산·제조에 대한 걱정 없이 연구개발에만 전념토록 의약품 생산을 대행해주는 것을 말한다. 생산 역량을 갖추지 못하거나 효율적인 생산을 원하는 바이오기업은 CMO를 활용해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의 제조·생산 전문기업(파운드리)과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코로나19 2차 팬데믹으로 CMO 신규 수주가 늘어나며 향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이후 GSK,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달아 CMO 계약을 하며 추가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위탁계약 체결이 주춤했지만 전날(3일) 장 마감 이후 회사 측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182억원 규모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공장 증설 계획도 발표한 가운데 향후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기지 다변화 일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계약 체결이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분야 선두권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이미 생산 계약을 해 백신 개발 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아스트라제네카(7월 21일)와 공급 협력의향서를, 노바백스(8월13일)와는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는 지난달 22일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최대 5억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CMO 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즈당 2~3달러에 1억~3억도즈를 생산한다면 영업이익률(OPM)을 40~50%로 가정했을 때 연간 매출액이 최소 23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연간 영업이익이 92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 내외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MO 계약 체결과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당 바이오업체 주가는 큰 폭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2배가량 오르며 86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고, SK케미칼은 7배 넘게 상승해 46만원대까지 올랐다. 녹십자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며 40만원을 넘어섰다.
다만 바이오 CMO 업체 투자 시 실적을 확인하며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선민정 연구원은 "CMO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의 경우 아직 CMO 계약 건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다"며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못하면 기대했던 실적 개선 시기가 지연될 수 있고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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