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혼돈의 미국 대선…개표 지연에 트럼프-바이든, 서로 승리 주장
입력 2020-11-04 16:26  | 수정 2020-11-11 17:04

11·3 미국 대선의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늘(현지 시간 4일) 새벽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일부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급증에 따라 개표가 지연되면서 당선인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이 대선 결과를 놓고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개표 방식이나 결과를 놓고 불복하며 소송전에 나설 경우 법적인 당선인을 한동안 확정하지 못하는 '당선인 공백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 중 5개 주에서 앞서고 있거나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습니다.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14.7%포인트(66% 개표기준), 미시간 8.4%포인트(61% 개표기준), 위스콘신 3.8%포인트(77% 개표 기준) 앞서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부 경합주인 선벨트 3개 주 중 플로리다에서는 승리했다고 예측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큰 상태입니다.

바이든 후보는 선벨트 중 애리조나 1곳에서 승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입니다.


문제는 러스트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개표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3곳은 선벨트 3개 주와 달리 우편투표의 신속한 개표를 위한 사전 작업을 허용하지 않는 곳입니다.

따라서 투표 종료 후 현장투표를 먼저 개표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우편투표와 현장투표를 같이 개표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탓에 우편투표가 급증하는 바람에 예년 대선에 비해 개표 완료까지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이날 중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더욱이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를 줄일 공산이 커 외신들도 러스트벨트를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고 승리자 예측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자 입장을 내고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 40분 입장을 발표하고 자신이 대선 승리로 가고 있고 본다며 개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오전이나 이후까지 대선 결과를 알 수 없을 수도 있다면서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비록 경합주에서 밀리고 있지만 애리조나를 이긴 데다 러스트벨트 개표율이 올라가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시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승리를 주장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입장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윗에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다. 하지만 그들(민주당)이 지금 선거를 훔치려 한다.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투표소가 닫으면 투표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는 오늘 밤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며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습니다.

이는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가 사기투표라고 주장하면서 선거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으로 당선인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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