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일(15: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신기술금융사 시너지IB투자가 코스닥 상장사 '주연테크'에 투자했다. 향후 회사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시너지IB투자는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메자닌에 특화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너지IB투자는 주연테크의 전환사채(CB) 542만9864주를 60억원에 취득했다. 주연테크가 발행한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형태다. 만기는 3년, 표면이자율은 0%로 책정됐다. 시너지IB투자는 매입한 CB를 내년 10월 말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주당 1105원으로 지난달 30일(1035원) 종가 대비 약 6.3% 높다.
시너지IB투자는 CB를 주식으로 전환 시 주연테크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 주연테크 최대 주주는 화평홀딩스로 지분 21.09%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시너지IB투자가 통상적으로 펼쳐온 상장사 메자닌 건의 연장선 상"이라며 "회사 측 요청이 있을 때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88년 설립된 주연테크는 대한민국의 1세대 컴퓨터 제조사다. 주식분석 소프트웨어로 출발했으나 1992년 퍼스널컴퓨터(PC) 제조로 주력 사업을 바꿨다. 1999년 '국민PC 제조업체'로 지정되며 현주·뉴텍·삼보컴퓨터 등과 함께 PC 대중화를 이끈 회사로 평가받는다. 2006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며 상장사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주연테크의 매출액은 705억원, 영업손실은 3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1.6배 증가했으나 영업손실도 2배 이상 커졌다. 전체 매출액에서 PC 제조 부문과 PC 프랜차이즈 부문의 비중은 각각 67%, 33%였다. PC 제조 시장 성장성이 떨어져 실적 개선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너지IB투자는 시너지파트너스의 100% 출자로 설립된 신기술금융사로 2014년 설립됐다. 창립 이후 1조5000억원이 넘는 상장사 메자닌에 투자해 왔다. 메자닌(Mezzanine)은 '1층과 2층 사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인 성격의 자산군을 통칭한다. 전환사채(CB)를 비롯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너지IB투자는 KH바텍과 캔서롭, 빅택, 까뮤이앤씨 등 다수의 상장사 메자닌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올 들어선 폴더블폰 힌지 제조업체 KH바텍에 투자한 지 13개월만에 127%의 수익률을 거두며 엑시트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조일알미늄, 유앤아이, 유니트론텍 등에도 투자한 이력이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시너지IB투자가 코스닥벤처펀드 열풍이 사그라든 뒤 보다 적극적으로 메자닌에 투자하려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 옥석을 어느 정도 가릴 상황이 됐다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