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업준비생 죽음 내몬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 붙잡혀
입력 2020-11-04 11:31  | 수정 2020-11-04 14:09
가짜 검찰 신분증 [사진제공=부산경찰청]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보이스피싱 전문 범죄단체 조직원 93명을 붙잡고 이 중 26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5년간 중국에서 검찰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저금리 대환 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300여 명으로부터 10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직폭력배 30대 A씨는 국내 조직 폭력배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개를 마련한 뒤 한국인들을 상대로 범죄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들은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피해자 금융계좌가 연루된 것처럼 속여 안전관리 명목으로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대포통장으로 피해금을 가로챘다. 또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 캐피탈, 최저 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유인한 뒤 피해금을 받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압수한 현금

[사진제공=부산경찰청]
심지어 이들은 가짜 검사 사무실을 꾸며 영상통화를 하는 등 범행에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 중에는 지난 2월 전북 순창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거짓 수사 압박을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취업준비생 B씨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조직원은 B씨에게 조작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내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와 통화를 한 조직원은 현재 경찰이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계좌로 송금하라고 하거나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절대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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