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범 내려온다` 이날치, K-뉴딜도 홍보한다…김용범 차관 "1일 5범해"
입력 2020-11-04 10:16  | 수정 2020-11-11 10:36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中)
퓨전국악 밴드 이날치의 중독성 강한 '후크'가 문재인 정부 핵심 간판인 '한국판 뉴딜'의 CM송으로 낙점됐다. 최근 이날치가 참여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이 전 세계적 열풍을 불러 일으킨 데 연이어서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치는 조만간 범정부 합동 한국판 뉴딜 정책의 라디오 광고를 찍을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Feel the Rhythm of KOREA)에도 쓰였던 이날치의 대표곡 '범 내려온다'가 CM송으로 채택됐다. 힌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은 최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합산 조회수가 3억회에 이르는 등 소위 대박을 쳤다.
한국판 뉴딜실무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 1차관도 이 같은 섭외 소식을 듣고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이번 라디오 광고 낙점 전부터 "나는 요즘 1일 1범도 아니고 시간 날때마다 틈틈이 1일 5범하고 있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했다고 전해졌다. 김 차관이 언급한 '1일 1범'은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 "하루에 한 번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듣는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가야금 명인 고(故) 황병기 선생의 사위로 '국악인 집안'으로 알려진 김 차관이 이날치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고 나선 것이다.
앞서 이날치는 지난달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현장에 소환되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을 함께 시청한 후 이날치 멤버들과 화상 통화를 가질 정도로 이날치는 여권에서 '핫'하다.

특히 한국판 뉴딜은 내년 예산만 21조원이 넘게 투입되는 문재인 정부의 제 1 국정 과제다. 범부처가 동원돼 정책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민들 사이 대중적 관심이 부족해 정부가 홍보에 열을 쏟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드롬에 가까운 유명세를 얻은 이날치가 홍보 대사를 맡게 되며 주목도를 높일 전망이다. 한국판 뉴딜 홍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정책 홍보에 최근 업계에서 두드러지는 펀(Fun) 마케팅을 차용한 셈이다. 친근함과 재미를 내세워 기성 세대 뿐 아니라 MZ 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펀 마케팅 일환으로 앞서 정부 부처들은 자체 홍보를 위해 2030 세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EBS 펭귄 캐릭터 '펭수' 섭외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실제 외교부는 홍보 영상에 펭수를 등장시켰고 보건복지부도 콜라보레이션(협업) 영상 콘텐츠를 내놓았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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