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투표날 유권자들에게 전화가 걸려와 "집에 있으라"는 자동 메시지가 나오고, 인터넷상에선 "표가 도난당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이 퍼지는 등 미국이 선동과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았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미 유권자들에게 '안전하게 집에 있으라'고 권고하는 내용의 전화가 수천 건 걸려와 수사에 나섰다. FBI는 이같은 내용이 녹음된 자동 전화가 미국 대선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문의 전화에는 합성된 여성 목소리로 "집에 있어야 할 때다. 안전하게 집에 있으라"는 말이 녹음돼 있었다. 전화에는 선거나 투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화를 건 발신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WSJ은 로보콜 차단 서비스업체인 유메일 발표를 인용해 이날 전국적으로 1분에 1000~1500건씩 이같은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전했다. 자동 메시지 전화는 올해 여름 처음 감지됐으며 대선을 앞두고 몇 주간 발신 횟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 미시간, 캔자스, 뉴욕주 공무원들은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무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날 인터넷상에선 가짜뉴스도 쏟아졌다. 미디어 정보업체 지그널랩스에 따르면 3일 오전 수십건의 멘션(트위터 상의 메세지)에 불과했던 #StopTheSteal(표 도난을 막아라)는 해시태그는 15분 만에 멘션이 2000건 넘게 폭증했다. 또한, 트위터에서 최대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 투표소가 폐쇄됐다는 허위사실과 공화당 유권자가 많은 지역 투표소 줄이 길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트윗이 3만3000건 이상 멘션됐다고 전했다.
극우 사이트 두 곳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표 도난이 발생하고 있다고 게시한 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수천 번 공유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앞서 밝힌 선거 관련 자사 정책에 따라 여러 가짜뉴스 계정들을 정지시켰다. 필라델피아 공화당 트위터 계정에는 여러 트윗에 '사실 확인 경고' 라벨을 붙였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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