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배 뛴 中 따이공 객단가…면세점 수익성 우려
입력 2020-11-03 15:56  | 수정 2020-11-10 16:06

국내 면세점의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의존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반 고객이 급감한 가운데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이공 비중이 늘어날수록 면세점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뒤 활동을 중단했던 중국 따이공들은 하반기부터 영업을 속속 재개했다. 보따리상은 한국과 중국을 주기적으로 오가며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구입한 면세품을 현지 온라인을 통해 값싸게 판매해 수익을 낸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1조4409억원으로 올해 1월(1조7017억원)대비 15.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 수가 161만명에서 6만6000명으로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 방어 효과가 상당하다.
답은 객단가에 있다. 올해 1월 105만원이었던 외국인 고객 객단가는 지난달 2183만원으로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결국 소량씩 구매하는 외국인 일반 고객이 사라진 자리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기업형 따이공이 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면세점은 따이공 효과로 매출 규모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4840억원으로 지난 4월부터 연속 상승세다. 이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내 월별 매출액이 전년 수준인 2조원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따이공이 많아질수록 전체 매출에서 송객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송객수수료는 따이공을 모객해준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보통 대형 면세점은 10%대, 중소·중견 면세점은 20%대의 송객수수료를 지불한다. 예로 따이공이 100만원짜리 명품백을 구매하면 20만원을 송객수수료로 여행사에 줘야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송객수수료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따이공의 객단가가 높아지면서 송객수수료 부담도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올해 3분기 송객수수료가 1060억원으로 전년 동기(636억원)대비 67% 가량 증가했다.
국내 면세업계는 기형적인 따이공 중심 시장을 탈피하기 위해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앞서 정부는 국내 면세점이 입국하지 않은 해외 면세사업자에게 제품을 팔 수 있는 제3자 반송과 면세품 내수 판매 기한을 연장했다. 여기에 연 700억원에 달하는 특허수수료를 감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관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