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랬다" 자백에도…100kg 아들 살해 혐의 70대 노모 무죄

술을 자주 마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5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노모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오늘(3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76살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살해 경위 등을 보면 범죄의 동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며 "제삼자가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의 자백이 허위라고 볼 명백한 증거도 없지만, 자신이 겪은 일을 그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이 76세의 고령이고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A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이 사건은 76세 노모가 체중이 100㎏을 넘는 건장한 아들을 살해하는 게 가능한지 재판부가 의문을 품으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장면을 재연하도록 한 재판부는 가로 40㎝, 세로 70㎝ 크기의 수건을 목에 감을 경우 노끈에 비해 두껍다며 살해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의심했습니다.

A 씨는 올해 4월 20일 0시 5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51살 B 씨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린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당일 오전 숨졌습니다.

A 씨는 범행 직후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112에 직접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당시 B 씨는 만취 상태였으나 A 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지난달 20일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며 "희망도 없고 진짜로 너무 불쌍해서 범행했다"고 울먹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