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권력형 게이트` 이용호, `옵티머스 자금세탁` 해덕파워웨이 경영권 분쟁 증인 지목
입력 2020-11-03 09:23  | 수정 2020-11-10 09:36

DJ정부를 흔들었던 '이용호 게이트' 당사자 이용호씨가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인수합병된 후 자금세탁창구로 지목된 선박부품회사 해덕파워웨이 경영권 양도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법정 증언이 예정됐다. 이씨는 이번에도 출석을 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과거 성형외과 원장이던 이 모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가 이 회사 지분 인수 과정에서 거액을 투자했다. 검찰은 해덕파워웨이 인수 전후의 자금흐름 과정과 관련 인물들을 수사중이다.
3일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오는 5일 오전 11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리는 이 전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5회 공판에 증인 출석이 예정됐다. 재판부는 지난 4월부터 이씨가 출석하지 않자 수차례 증인소환장을 발송하고 소재탐지촉탁까지 맡기기도 했다. 이씨 측은 매일경제에 "법원으로부터 출석하란 지시를 안받았기 때문에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이 전 대표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 옵티머스 고문 박모(사망)씨와 함께 이씨에게 자금을 투자하면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한 뒤 실제로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기소됐다. 먼저 2018년 5월 이씨에게 해덕파워웨이 인수 참여를 요청하며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60억원을 주면 경영 참여권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같은해 6월 앞선 60억원을 포함해 총 287억원을 주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씨가 추천하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해주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주겠다고 한 뒤 실제 임시주총에서는 이씨가 추천한 이사 등 선임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해덕파워웨이는 이 전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현재까지 각종 송사에 휩싸이고 있다. 이 회사 경영권은 1년도 안돼 옵티머스 관계사로 넘어갔다. 2019년 2월 화성산업은 이 전 대표가 보유한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화성산업은 옵티머스의 자회사 셉틸리언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가 감사로 있던 곳이다. 이후 2019년 5월 박씨가 국제 PJ파 부두목 조모씨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조씨는 이 전 대표가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할 때 박씨를 통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 해덕파워웨이가 옵티머스가 운용한 펀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2018년 총 370억 9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이 전 대표 재임시기엔 150억원을 투자했다. 옵티머스는 이 자금을 통해 해덕파워웨이의 지분을 사들이는 '무자본 M&A'가 있었다는 정황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이 전 대표 이후 선임된 박모 전 해덕파워웨이 대표가 옵티머스 측에 건넨 133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박 전 대표는 회삿돈 140억원을 담보로 133억원을 대출받아 옵티머스 측에 건넨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수표로 인출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씨는 옵티머스와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대표가 해덕파워웨이 인수에 나설 때도 옵티머스가 관여돼 있는지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1년 9월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6년에 벌금 250만원형이 확정됐으나 이후 재심을 통해 징역 3월을 감형 받았다. 검찰 수사 중 신승남 검찰총장의 친동생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나타나고,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월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법정 구속은 면했다.
[정희영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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