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민주주의 축제일에 `약탈·방화` 대비하는 美
입력 2020-11-02 11:34  | 수정 2020-11-03 12:06

"11월 3일 애플 매장을 털자."
"우리 동네에는 나이키·애플 매장이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3일 미국 사회가 또 다시 방화와 약탈의 공포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인종차별 시위에 편승해 들불처럼 일었던 미국 전역의 약탈·방화 사건이 이번 대선일에 재현될 가능성이 고조되자 주요 도시 상점들이 매장 유리창에 나무 가림막을 설치하고 경비인력을 강화하는 등 또 다시 대규모 약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2일 현지매체와 트위터에 올라온 미국 주요 도시의 약탈 대비 사례를 보면 미국 최대 백화점인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백화점이 지난 주말 나무 가림막 설치를 마쳤다. 메이시스백화점 대변인은 대언론 입장문을 통해 "매장과 관련한 여러가지 추가적인 보안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맨해튼의 메이시스백화점은 조지 플로이드 시위 사태 과정에서도 약탈 피해를 입었던 곳으로, 다행히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초기 진압이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했다. 백화점 측은 당시에도 나무 합판을 1층 유리창 주변에 설치했지만 약탈자들이 발길질로 수 분만에 합판을 부수고 매장 안에 진입할 수 있었다.

심지어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서도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CVS 등 오프라인 쇼핑 매장들이 나무 가림막을 설치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현장 설치 사진을 올린 후세인 압둘 후세인 씨는 "DC에서 다섯 번째 대선을 치르는 동안 이런 풍경은 보지 못했다. 부시 선거 때나 이라크전쟁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주도인 덴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도심에서 신발 매장을 운영하는 잭 몽크 씨는 현지매체 인터뷰에서 "경찰로부터 선거 당일 위험에 대비하라는 연락을 받고 나무 가림막을 설치했다"라며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바이든 누가 이기느냐에 관계 없이 혼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미 트위터에서는 3일 선거일에 애플, 나이키 등 상점들을 털자는 제안이나 이 같은 계획을 노골적으로 묻는 트윗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 교민들이 밀집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선거일 약탈 사태에 대비해 총기를 구매하는 한인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다.
현지 한국 공관들도 최근 교민들에게 선거와 맞물린 소요 사태 가능성을 염려하며 신변 안전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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