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4조 車할부 시장 잡아라…카드사 각축
입력 2020-11-01 18:08  | 수정 2020-11-01 19:43
34조원 규모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할부금융 부문 절대 강자였던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와 경쟁하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오프라인 중개 수수료 없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연 1~2%포인트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먹거리가 점차 줄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할부금융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할부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드사 5곳(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의 신차·중고차 등을 포함한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 8조2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조4330억원보다 10.2%(8508억원)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이 2017년 5조406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새 50% 이상 성장한 것이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업계 상위권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거나 카드로 결제하면 캐시백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이지오토할부 다이렉트'는 신차나 중고차를 살 때 할부 혹은 일시불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카드 '마이카'도 신차를 구매할 때 최저 연 1.8~3.6% 금리를 제공한다.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하면 최대 1.2%까지 캐시백을 준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이 신차 기준 연 4~6%인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아반떼 모델(기본 옵션에 1570만원 기준)을 신한카드 '마이카' 저금리 상품으로 구입할 때 12개월 기준 1.8% 금리가 적용돼 월 132만1125원을 내면 된다. 시중 캐피털사 평균 금리보다 총액이 23만1818원 적은 것이다. 여유가 있어 일시불로 결제하면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 '마이카'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구입가격의 1% 캐시백인 15만7000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 밖에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행사 등을 이용하면 할인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카드 판매 시장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할부 기간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2017년 1730억원, 2018년 2229억원, 2019년 2428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만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이 1324억원으로 집계돼 업계에서는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데 자동차할부금융은 이익률이 높지 않아도 위험이 낮은 편이라 매력적"이라며 "국내 영업망이 취약한 수입차 브랜드와도 제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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