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29호 골은 없었지만…슈팅 4개, 전설의 골잡이는 끝까지 굶주렸다 [MK현장]
입력 2020-11-01 16:49  | 수정 2020-11-01 17:21
이동국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27라운드 대구FC전에 선발 출전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이동국의 K리그 마지막 경기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K리그 통산 최다 득점(228골)의 이동국(41·전북현대)이 현역 마지막 K리그 경기에서도 골 사냥에 나섰다. 다만 그의 229호 골이자 은퇴 기념 골을 터지지 않았다.
이동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2020 K리그1 파이널A 27라운드에서 주장 완장을 왼팔에 차고 선발 출전했다.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동국의 풀타임은 2019년 11월 3일 울산현대전 이후 1년 만이었다.
개인 통산 K리그 548번째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1998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23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국은 몸 상태에 이상이 없었다. 골잡이로서 마지막까지 골을 넣고 우승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K리그1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에서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이동국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조규성 쿠니모토 이승기 바로우가 2선에 배치돼 이동국과 연계해 공격을 펼쳤다.
2위 울산에 승점 3차 앞선 전북은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 우승이 확정이었다. 그렇지만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일방적인 공세였다. 최전방에 선 이동국도 대구 수비수와 부딪히며 골 사냥에 나섰다.
전반 12분에는 예리하게 침투해 슈팅을 시도했다. 이승기가 대구 수비진 뒤로 넣어준 패스를 이동국이 쇄도해 슈팅했지만 골키퍼 최영은에 막혔다.

전북 팬은 떠나는 이동국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라며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경기장 곳곳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등 이동국을 위한 현수막이 걸렸다.
전반 20분에는 이동국을 향한 2분간 기립박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부석에 자리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일어나 함께 손뼉을 마주쳤다.
이동국의 골은 없었으나 대구 수비수를 분산시키며 조규성이 연속 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이동국의 뒤를 이어 전북의 최전방을 책임질 조규성은 전반 26분과 전반 39분에 머리와 오른발로 잇달아 골을 넣었다.
이동국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27라운드 대구FC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이동국의 K리그 마지막 경기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조규성의 2골로 K리그 통산 여덟 번째 우승에 가까워진 전북이다. 이동국의 조기 교체는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최전방을 지켰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이동국은 후반 19분 왼발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최영은의 정면으로 향했다. 관중석에선 아쉬운 탄성이 터졌다.
동료들도 이동국에게 골을 선물하고자 했다. 하지만 대구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후반 24분과 후반 34분에 시도한 이동국의 슈팅은 대구 수비수의 육탄방어에 걸려 코너킥이 됐다.
전북 팬이 고대한 이동국의 골 세리머니는 없었다. 그러나 전설의 골잡이는 마지막 경기까지 골에 굶주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