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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추락’ LG, 투수교체보다 ‘물방망이’ 뼈아팠다 [MK시선]
입력 2020-10-31 04:59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 1, 3루에서 LG 이형종이 병살타를 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LG트윈스의 추락은 당연했다. 이번엔 투수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믿었던 타선이 결정적일 때 침묵했다.
LG는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2연패를 당하며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장 이틀 뒤인 11월 1일 잠실야구장에서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러야 한다.
믿기지 않은 추락이다. 불과 3일 전까지만 해도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이 유력했던 LG다. 하지만 스스로 다 된 밥을 걷어치웠다. 지난 2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6-0으로 앞서다가 6-7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전 패배로 2위 확정 스텝은 꼬였다. 경쟁자 kt위즈가 광주에서 KIA타이거즈에 덜미를 잡혔지만, LG는 이날 SK전을 무조건 이기고, kt가 한화에 패하기를 바라야 했다.
그리고 kt는 한화에 3-4로 패했다. 그러나 LG가 이날 패하면서 2위는커녕 4위가 됐다.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가 키움을 2-0으로 잡으면서 LG와 시즌 성적 동률을 만들고, 상대 전적에서 앞선 3위가 됐기 때문이다.
LG로서는 잡아야 할 경기를 연거푸 패한 충격이 크다. 지난 한화전은 투수교체가 아쉬웠던 반면, 이날은 타선이 침묵했다.
LG는 1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김현수의 타구가 빗맞았지만, 행운의 안타가 됐다. 그러나 정찬헌이 1회말 2사 후 제이미 로맥에 적시 2루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한 뒤, 2회말 김강민에게 역전 솔로포를 맞았다.
LG에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4회 이형종의 2루타, 이천웅의 진루타로 2사 3루 상황이 만들어졌으나 김민성이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6회에는 오지환과 채은성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김현수의 외야 뜬 공으로 1사 1, 3루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형종은 성급했다. 박종훈의 2구째를 유격수 쪽으로 굴렸다. 6-4-3 병살타가 되면서 LG는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공을 외야로 띄우기만 해도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공격에 찬물을 끼얹는 성급한 타격이었다.

1점 차로 뒤진 7회 2사 이후 유강남의 안타로 LG는 다시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승부수를 걸었다. 대주자 신민재와 함께 정주현 타석에서 대타 박용택 카드였다.
박용택은 김세현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2루에 있던 신민재가 3루 도루에 성공하자 박용택도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홍창기도 볼넷으로 걸어 나가 2사 만루가 만들었다. 그러나 오지환이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LG는 오히려 7회말 오태곤에 적시타를 내줘 2점 차로 끌려갔다. 물론 9회 SK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찬스를 만들었다. 신민재와 김호은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침묵하던 오지환은 2사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서진용의 폭투로 2사 2, 3루가 만들어졌지만, 채은성이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나면서 패했다.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최종전에서 SK가 3-2로 승리했다. 이날 패배로 4위를 확정한 LG는 오는 11월 1일 잠실에서 5위 키움과 와일드카드전 1차전을 치른다. LG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속에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고비 때마다 불발된 타선이 아쉬운 경기였다. 10월 들어 LG 팀타율은 0.251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러 있다. 득점권 타율은 0.262에 그친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재가 지표로도 나타난 셈이다. 타선의 중심인 주장 김현수도 10월 들어서는 타율이 0.207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LG는 와일드 카드전부터 단기전을 치러야 한다. 단기전 투수의 중요성이 커지지만, 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2위를 바라보다 4위까지 추락한 LG의 식은 방망이가 포스트 시즌에서 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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