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11년만에 3분기 최대 실적 쓴 LG전자, 코로나 위기 이겨냈다
입력 2020-10-30 17:04 

LG전자가 11년만에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B2B사업 등 일부 사업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생활가전과 올레드TV 판매가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 적자 폭도 줄었다.
LG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959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9196억원으로 7.8% 뛰었다. 이는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매출액은 역대 분기 기준으로 봐도 두 번째로 높다. 당기순이익은 6492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하면 889.6%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5.7%이다.
◆코로나19로 정체된 수요 3분기로 넘어와…'집콕 트렌트'가 실적개선 이끌어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지난 상반기에 정체된 수요가 3분기로 넘어왔다. 무엇보다 집에서 주로 생활하는 '집콕' 트렌트에 맞춰 생활가전과 올레드 TV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사업부 실적을 보면 생활가전이 속한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의 3분기 매출액이 6조155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71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외 실적이 고루 성장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역대 3분기 중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생활가전사업은 최근 10년간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조원을 넘었다. 이전까지는 연간으로도 2조원을 넘긴 적이 없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9%로, 역대 3분기 영업이익률 가운데 두 자릿수를 처음 기록했다.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가전이 3분기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TV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의 매출액은 3조669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266억원이다. LCD 패널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의 매출액은 1조5248억원으로, 영업손실은 1484억원을 냈다. 2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올해 들어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고,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가 효과를 보고 있다.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의 매출액은 1조6554억원으로, 영업손실은 662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올해 상반기에 문을 닫으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3분기 들어 북미와 유럽 지역의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이 정상화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서 매출액이 늘었다. 영업손실 역시 매출 증가와 원가구조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조482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70억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B2B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줄었다.
◆'상고하저' 징크스 깰까…4분기 실적 기대감 커져
IT업계는 LG전자가 올 4분기에도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상반기 실적이 더 좋고 하반기에는 부진했던 '상고하저'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로 상반기에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제품 판매가 몰려 그간 상반기 실적이 더 좋았다.
LG전자는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약하고, 각국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등 경기 변동성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 기회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실행될 경우 LG전자의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그동안 가장 높았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2조7033억원이었다.
LG전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4분기에도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건강관리가전과 올레드TV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별로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의 경우 연말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H&A사업본부는 신가전을 필두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TV시장 또한 연말 성수기에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나노셀 TV, 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을 늘리고, 온라인 판매를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은 본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MC사업본부는 북미와 중남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5G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사업구조 개선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완성차 시장은 점차 회복되고 있어 특히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분야와 전기차 부품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VS사업본부는 공급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원가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모듈은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BS사업본부는 프리미엄 디지털 사이니지 등 전략제품 판매를 늘리고, 태양광 모듈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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