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매장 수가 4700여곳에 달하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일부 매장 진열대에서 총기와 탄약을 빼기로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29일(현지시각) 일부 매장에서 총기와 탄약을 계속 판매하되, 진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최근 시민 소요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기와 탄약을 진열대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달 2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있던 흑인 남성 월터 월리스 주니어(27)가 경찰과 대치하다가 총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두고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던 중 일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필라델피아 포트 리치먼드에 있는 월마트 매장이 약탈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힐은 또 대선이 다가오면서 시민 소요사태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에서 패배한 측이 선거 결과의 공정성을 불신해 반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가하면 총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해 월마트가 총기·탄약 진열을 중단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에 따르면 올해 1∼7월 거래된 총기는 약 1210만정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2%나 증가했다.
월마트는 지난 6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발생했을 때도 시민 안전을 위해 총기·탄약 진열을 중단한 바 있다.
월마트는 지난 2015년부터 반자동 소총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총기 구매 연령을 21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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