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견기업 금융 사실상 시장실패…산업부 `중견기업정책위원회` 소속 특별위원회 신설해야"
입력 2020-10-29 13:31 
(윗줄 왼쪽부터)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복규 KDB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 이 홍 한국중견기업학회장, 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이사, 선 욱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 (아랫줄 왼쪽부터) 김영진 KDB산업은행 여수신기획부장, 조병선 중...

"중견기업의 금융 정책 소외를 방지할 중견기업 금융애로 해소 및 선진화 컨트롤 타워 확립을 위해 산업부 '중견기업정책위원회' 소속 특별위원회로서 '중견기업 금융애로 해소위원회'를 신설해야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직적인 현행 중견기업 금융 부문의 시장실패를 인정하고 시급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9일 서울 마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중견기업 경영 안정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융제도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금융은 기업 혁신 성장의 필수 조건임에도 많은 중견기업이 오랜 기간 금융 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면서 "안정적인 경영과 투자 자금 조달 애로를 해소할 효과적인 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실, 중견기업연구원,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세미나는 조병선 원장,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진 KDB산업은행 여수신기획부장의 주제 발표와 중견기업 발전의 기본 인프라로서 금융제도 선진화를 이끌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전문가 토론으로 진행됐다.
조 원장은 '중견기업 금융애로 해소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신용보증제도 개선 방안' 주제 발표에서 신성장동력 확충 등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중견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금융 현실을 '시장실패'로 규정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조 원장은 "현행 제도 하에서는 규모가 작고 신용도가 낮은 초기 중견기업은 물론 금융 시장에서 추가 담보 제공 등 신용 보강 없이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신용등급 BB이하의 많은 중견기업(50.3%)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견기업은 필요 자금의 대부분(83.9%)을 은행과 제2금융권 등 간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데, 그나마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신용등급이 양호하고 규모가 큰 일부 중견기업에 집중되고, 규모가 작을수록 간접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중견기업의 취약한 신용력을 보완하기 위한 신용보증 확대 등 중견기업의 경영 안정과 투자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제도 개선 과제를 제안했다.
조 원장은 신용등급이 낮고 담보력이 취약한 대다수 중견기업의 효과적인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확대'가 필수적이라면서, "업체당 보증한도를 현행 3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상향하고, 초기 중견기업을 신용보증 우선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신용보증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용보증기관 총 보증금액의 20% 한도 내 중견기업 보증을 할당하는 중견기업 지원 보증비율제를 도입하고, 중견기업 보증 전용펀드 5000억원을 조성해 신용보증기관의 기본재산으로 출연, 이를 기반으로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 원장은 "신용보증의 레버리지 효과와 부분보증제도 활용을 감안할 때, 5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 보증 전용펀드를 조성·운영하면 13~15조원 정도의 중견기업 대출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라면서, "정부 출연 3000억 원, 은행권 특별출연 ,000억 원, 중견기업 부담 보험료 및 신용보증기관 이월이익금 1000억원 등 정부와 은행권 및 기금 수혜자 등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을 통한 중견기업 자금조달 확대 방안'을 발표한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MF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의 단계적 하락 추세 아래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지만, 2019년 전년 대비 수익성 상승을 달성하는 등 중견기업은 지속적으로 선전해 왔다"라면서, "중견기업은 고용 확대의 요람이자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일궈낼 핵심 기업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상황 아래 중견기업의 역할이 더욱 크게 요청되고 있지만, 기업 성장의 필수 조건인 금융 지원 체계는 여전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단에만 치우쳐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 다양한 정책 자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적인 자금 조달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는 오래된 현실은 도무지 바뀌질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 위원은 구체적인 개선 과제로 다양한 회사채 구조를 도입한 중견기업 회사채 발행 확대, 전문투자자 대상 준사모방식 회사채 시장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일정한 투자위험을 감내하는 투자자군 육성, 신용등급 하한 의존 투자기준 개선을 통한 자체 신용분석 능력 제고, 기대수익률 근거 투자기준 마련 등 구체적 방안을 내놨다.
주식관련사채와 관련해 김 위원은 투명성 제고와 정보 확대를 통한 시장 신뢰 제고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사업화 검증 완료 기술에 근거한 자금 조달 수단, 지적재산권 사업화나 기술 사업화에 기초한 증권 발행 구조 등을 도입하면 성장성 높은 중견기업의 자금 조달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진 KDB산업은행 여수신기획부장은 '중견기업 금융 지원 필요성 및 KDB산업은행의 중견기업 지원 현황' 주제 발표에서 "중견기업은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의 리스크를 보완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업군"이라면서, "중견기업 금융지원 강화는 '중소→중견→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선순환 생태계 구축, 국가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지난 9월말 현재 KDB산업은행의 중견기업 자금 지원 규모는 전체의 34.7%, 24.4조 원에 달한다"면서 "KDB산업은행의 지속적·단계적 금융 지원을 적극 활용해 시가총액 3조 원 규모의 코스닥 대표 소·부·장 기업으로 성장한 초기 중견기업 스토리는 자금 애로를 겪는 많은 중견기업이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사례일 것"이라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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