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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극 치닫던 명품업계 초대형 M&A…WSJ "루이비통-티파니 인수 가격 합의"
입력 2020-10-29 10:20  | 수정 2020-11-05 10:36
[사진 제공 = 티파니]


LVMH, 티파니 총 18조원에 인수할 듯…코로나19사태 속 미·유럽 갈등에 맞소송전 위협 오간 M&A, 사실상 합의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사태 속에 물거품 될 뻔했던 루이비통의 티파니 인수가 합의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나왔다. 명품업계 초대형 거래로 꼽혀온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와 티파니 간 인수합병(M&A) 협상은 지난달 LVMH가 협상 일시 중단을 선언하면서 법정 다툼이 예고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두 기업 매출 급감 문제와 더불어 '디지털세'를 둘러싼 미국-프랑스 정부 갈등까지 겹친 여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티파니 측이 LVMH가 최근 제시한 인수 가격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방향을 잡아 합의에 다다랐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새로운 조건은 LVMH가 티파니를 인수하되 티파니 주식을 1주당 131.50달러(약 15만원)에 사들인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WSJ는 티파니 측이 이날 늦은 시각 이사회를 통해 LVMH 제안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사회도 해당 수준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LVMH가 티파니 주식을 1주당 131.50달러에 매수한다는 조건은 기존에 제시했던 1주당 135달러 보다 줄어든 금액이다. 작년 말 LVMH는 티파니를 총 162억달러(약 18조3692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시작한 바 있다. 다만 새 조건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총 158억달러(약 17조9124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LVMH로서는 4억3000만달러를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티파니도 내년 1월 법정 공방이 시작되기 전 서둘러 협상을 마치는 것이 출혈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두 업체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을 겪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LVMH와 티파니 M&A협상은 걸림돌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 앞서 지난 달 9일 LVMH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프랑스 정부의 '디지털세 갈등'을 언급하며 티파니 인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프랑스 외무부가 디지털세 갈등에 따른 미국 측 관세 부과 위협을 이유로 들며 LVMH에 티파니 인수를 내년 1월 6일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티파니 측은 "루이비통이 일부러 인수를 늦추고 있다"고 반발해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LVMH를 상대로 인수 합의를 하거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델라웨어 법원은 내년 1월 소송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다만 LVMH도 "티파니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대고 있지만 잘못된 경영을 해 실적이 낮아졌다"고 비난하면서 맞소송을 제기하는 등 잡음이 컸다.
LVMH는 티파니를 인수해 미국시장은 물론 명품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프랑스 크리스찬디올을 전부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현재 루이비통과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 7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데 더해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경제 재봉쇄(리락다운)을 선언한 여파로 28일 유럽증시에서 주가가 3.99%떨어진 402.15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뉴욕증시에서 티파니 주가는 0.83%오른 129.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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