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호영 몸수색'에 국회 온종일 소란…국민의힘, 문대통령 연설 중 고성
입력 2020-10-29 08:51  | 수정 2020-11-05 09:04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제(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려다 청와대 경호원들에게 '몸수색'을 당한 일로 국회가 온종일 소란에 휩싸였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사전 간담회 장소인 국회의장실에 들어가려던 순간 사달이 벌어졌습니다.

청와대 경호원들은 접견실로 들어가려는 주 원내대표를 제지했습니다. '야당 원내대표'라는 신분을 밝혔는데도 경호원들이 몸을 더듬으면서 수색했다고 주 원내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날 간담회 참석 대상인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 가운데 자신만 신체 수색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기다리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격앙됐습니다. 이들은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보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어서지 않았습니다. 연설 중에도 고성은 이어졌습니다.

청와대 경호처 측은 본회의장에 있는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현장 직원들의 실수였다고 사과하며 진화를 시도했습니다. 박 의장도 항의 방문한 주 원내대표에게 국회 안에서 일어난 일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합니다.


여진은 오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청와대 경호처가 주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입니다.

청와대 경호처는 국회 행사의 경우 5부 요인이나 정당 대표에 대한 검색은 면제하고 있지만, 원내대표는 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마침 간담회에 불참한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만 '특별 대우'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장 경호원이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냥 담백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직원 실수라 해놓고 뜬금없이 매뉴얼 타령"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같은 당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시정연설 때 청와대 경호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둘러싸고 있었다면서 "경호원들 감시받으며 회의하기는 처음이다. 의원들이 잠재적 테러범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본회의장 연설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란을 피웠다면서 역공했습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은 연설 전과 후 고성을 지르며 연설을 방해했다"면서 "막상 간담회는 거절해놓고, 시위라도 하듯 마구잡이로 소리치는 야당에게서 국정 동반자로서의 품격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호 의원은 "고함과 야유, 항의, 사과 요구를 하는 행태를 보며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하다"면서 "국가원수 경호에 예외는 없다. 소통과 협치가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적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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