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경 욜드포럼]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시대, 시니어 주거산업 역량 확대가 최상의 대비"
입력 2020-10-28 16:30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제4회 매경 욜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용석 기자]

"2040년부터 인구는 매년 40만씩 감소해 2100년이면 지금의 절반인 2500만명으로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해마다 늘어 2050년 1900만명으로 급증한다. 시니어 핵심산업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역량을 키워야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서형수 부위원장은 매경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고령자 주거산업의 미래 모습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욜드 이노베이션 4차 포럼'(이하 욜드포럼)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28일 오후 3시부터 웨스틴조선호텔 2층 코스모스&바이올렛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서형수 부위원장은 '인구·가구구조 변화와 주거정책 방향(일본사례를 중심으로)'에 대해 기조 연설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47년까지 유소년(0~14세)과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각각 630만명에서 450만명으로, 3736만명에서 2562만명으로 감소하는 반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813만명에서 1879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고령자만 놓고 보면, ▲초기 고령자(65-74세) 465만명→791만명 ▲중기 고령자(75-84세) 270만명→721만명 ▲후기 고령자(85세 이상) 77만명→366만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수별 고령자 가구추계의 경우 1~2인 가구, 3인 이상 가구 모두 각각 357만 가구에서 864만 가구로, 107만 가구에서 241가구로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형수 부위원장은 "일본 65세 이상 고령자의 치매환자(치매 유병률)는 2020년 813만명(12.3%)에서 2047년 1879명(17.4%)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같은 기간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인정률) 역시 737만명(8.4%)에서 879만명(12.3%)으로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하고, 국내 고령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1인당 진료비)도 2047년 93조7000억원(500만원)으로 2018년 31조8000억원(450만원) 대비 오름폭이 3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서 부위원장은 "향후 고령자 주거산업은 현재 복지 위주 정책에서 주거와 복지가 아우러진 커뮤니티 케어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요양시설·병원 위주의 공간에서 주택을 개조한 노인가구 동거주택과 급식·보건복지서비스(건강관리·여가)가 제공되는 독거노인 주택, 일상생활활동(ADL) 급수에 따른 케어안심주택(급식·재가요양 생활지원서비스), 공동생활주택(요양·간호서비스
이동지원)이 서로 연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은 지난 1960년대부터 국토교통성과 후생노동성에서 고령자의 동거 촉진(3세대주택), 고령자를 위한 양로시설·요양시설을 공급하고, 1980년대 실버하우징 프로젝트와 고령자 복지계획 10개년 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1990년대 시니어주택 공급과 고령자용 공공임대주택 정비계획, 장수사회 대응 주택설계지침을 마련했다"면서 "2010년대 들어서는 고령자전용 임대주택과 고령자용 우량임대
주택, 고령자원활입주 임대주택을 일원화하고, 커뮤니티 내 의료·개호 서비스 확충과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고령자가 자립하여 살 수 있는 주거 생활의 실현을 위한 '주생활 기본법'을 통한 고령화 대응 주택정책도 적극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선종 건국대 교수가 `노인주거시장의 이해와 정책 현황`에 대해 주제 발표하고 있다. [유용석 기자]
기조 연설에 이어 첫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온 유선종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노인주택사업의 특성에 대해 "노인주택사업은 타 비즈니스 모델과 다르다"고 요약했다.
'노인주거시장의 이해와 정책 현황'을 주제로 강단에 선 유 교수는 "(사업자는) 노인주택사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필요한 노하우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확한 사업이념과 상품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인주택사업은 특성상 입주자의 생애주기가 사업의 대상이고 정책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업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노인주거시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그 취지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해 유 교수는 일본의 '서비스형 고령자 주택'의 사례에서는 "개설 후 2년 정도는 입주율이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며 "이는 부대서비스의 확인, 가족과의 조정, 입주사 상황, 홍보 등 일정한 시간을 요하는 특징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일본의 개호보험으로 화제를 돌려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2000년 개호보험제도 도입으로 개호사업이 민간기업에 개방됐고 노인주택의 사업자 확대 계기로 작용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앞으로 10년 후면 인구 5명중 1명꼴로 65세 이상에 도달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노인주거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개호보험은 2008년 7월 한국에서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원조 격이다. 일본은 노인보건제도와 사회복지제도로 분산돼 있던 요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 개호보험을 도입했다.
유 교수는 "개호사업 민간 개방에 따라 건설회사부터 에너지, 유통, 통신, 확습지, 식재료, 외식 등 노인마켓과 접점이 있는 사업자 등 타 업종에서의 참여가 지속됐다"며 "노인복지업계에 신규 찬여한 기업을 보면 인재 파견과 도시락 배달을 하던 콤슨, 대형 선술집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와타미, 가전제품의 전국적인 판매망을 운영하는 야마다전기, 생명보험회사의 합병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상호회사와 같은 대표적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노인주거정책 사례에서는 2015년 노인복지주택의 분양을 폐지하고 임대만 가능토록 노인복지법이 개정된 점을 관련 시장의 문제점으로 유 교수는 인식했다. 이 법 개정으로 노인복지주택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제외되면서 사업자들이 노인복지주택을 지으면서 누렸던 취득세 면제,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이 폐지, 결국 사업 동력이 크게 상실된 데 따른 지적이다.
유 교수는 이어 시설운영 주체인 건설회사가 노인복지주택을 건축하고 개발이익만을 취하고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노인복지주택이 노인복지시설로 분류되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는 달리 감사나 관리감독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개선할 과제로 들었다.
우리나라는 2008년 8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으로 무료, 실비, 유료 등의 구분이 없어졌고 노인주거복지시설을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케어안심주택 및 주택개조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주제 발표 중인 이경락 교수 모습 [유용석 기자]
두번째 발표는 이경락 유원대 교수(건축공학과)가 맡았다.
이경락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전진화되면서 고령층을 위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특히 노인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국내의 경우 다른 국가보다 요양원이 아닌 주택에 거주하는 노인 비율이 높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개조와 커뮤니티 확충 등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하고, 시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국내 노인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홀몸노인 수는 총 159만명으로 2016년 대비 24.6% 증가했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노인 1인가구를 케어할 수 있는 곳은 부족하다. 2017년 기준 국내 노인 주거복지시설·의료복지시설·재가노인복지시설을 포함한 총 노인 시설 수는 7만6371개로 2013년(7만2860명)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입소정원은 17만여명에서 22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고령자 중 요양시설과 주거복지시설에 입소한 고령층과 재가복지 급여이용자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나머지 97% 이상의 고령층은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과 스웨덴, 덴마크, 일본 등 대부분 국가의 요양시설과 고령자 전용주택 입소비율이 8%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일반 주택에서의 거주 비율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교수는 "케어안심주택이 노인 주거 공간의 해답이 될 수 있다"면서 "주택과 시설을 구분하는 접근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접근해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욜드포럼은 매경비즈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욜드산업 유망 기업의 발굴·육성과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공동 기획한 행사다. 욜드(YOLD, young old)는 베이비붐 세대(65~79세)의 젊은 인구를 뜻한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 국내 욜드 세대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당 포럼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조성신 기자 / 전종헌 기자 / 김승한 기자 robgu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