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편의점 CU가 공격적인 전략으로 코로나19를 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각종 컬래버 상품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예년과 비슷한 속도로 점포수를 늘리는 동시에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도 성공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GS25에 빼앗긴 편의점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대표 이건준)의 올해 3분기 매출 추정치는 1조6078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6%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를 포함한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2.5% 늘어난 6조960억원, 내년 연 매출은 9% 성장한 6조64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상황에 유통분야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신규점 오픈에 따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출점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제품 성장에 따른 마진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BGF리테일의 핵심 사업인 편의점은 대표적인 코로나19 호재 업종으로 꼽힌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소비시설 대신 집 근처 소형 유통매장을 찾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편의점이 오프라인 대표 소비 채널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중 편의점 비중은 30.9%로 백화점(27.6%)를 제치고 대형마트(33.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CU는 올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신규 출점을 꾸준히 이어가며 양적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선두를 다투는 CU와 GS25의 매달 순증 매장 수는 50~60개인데, 올해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현재 CU 점포수는 1만4300~4400여개로 작년말 대비 500여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 늘어난 퇴직인구가 편의점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점포망 확장 속도는 향후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실제 BGF리테일이 올해 언택트 방식으로 연 온라인 창업설명회에는 예년보다 3배 많은 예비 창업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편스토랑, 컬래버레이션 기획 상품 등 CU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상품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TV프로그램 경연에서 우승한 간편먹거리(HMR)를 편의점에서 선보이는 편스토랑 제품은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출시된 16개 상품이 누적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할 만큼의 대표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유통업계 전반에 번진 '컬래버' 열풍을 주도한 것도 눈에 띈다. CU는 올해 초 곰표와의 첫 컬래버 상품으로 '곰표 팝콘'을 출시했다. 백곰 캐릭터 '표곰'이 새겨진 무광택 봉지가 밀가루 포대를 연상시키면서 팝콘을 대용량으로 담아 인기를 얻었다. 이 상품은 CU의 팝콘 매출이 전년대비 약 40% 늘어나는데 기여했다. 이후 후속 상품으로 선보인 곰표 나쵸도 주목받으면서 '곰표 컬래버' 열풍을 유통업계 전반으로 넓혔다.
지난 5월에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개가 완판되며 점포당 맥주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소형 양조장에서 생산돼 공급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할 정도로, 입고되는 순간 팔려나가는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맥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구두약 브랜드 '말표'와의 협업 상품도 인기 상품 대열에 올랐다. 올해 3월 출시된 화장품 '말표 뷰티케어 종합선물세트'는 핸드크림, 립밤 등 화장품을 구두약 형태의 원형 케이스에 담아 이색 상품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화이트데이 이색 선물로 입소문을 타며 7000개 한정 수량이 일주일만에 다 팔렸다. 지난 9월 출시한 말표 흑맥주도 출시 3일 만에 25만개가 판매되며 CU 출시 맥주 중 가장 높은 초기 발주량을 기록했다.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온·오프라인 양쪽의 수요를 공략한 것도 잘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업계 최초의 실시간 재고 연동 시스템 기반의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지역에서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도 시작한 것이다. 도보 배송은 기존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보다 이동 거리가 짧고 교통체증에서 자유로워 배달 시간이 약 20분 더 단축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몽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도 'K-편의점' 문화를 심으며 해외 영토를 넓힌 것도 주목된다.
최근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홀딩스' 자회사이자 현지 편의점 업체인 'MYCU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내년 상반기 말레이시아에 'CU 1호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몽골에 진출한지 2년만의 쾌거로, 사업 원년인 내년 50개 점포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말레이시아 현지에 500점 이상의 점포를 낸다는 목표다.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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