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K리그) 역사상 최고의 원톱 이동국(41·전북 현대)도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동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멀리 내다보기 보단 눈 앞의 경기에 신경쓰고 노장이라 주저하기 보단 먼저하려 했다"며 "나이를 모르고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국은 지난 26일 구단을 통해 11월 1일 대구FC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23년 프로생활을 끝내고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부상 때문에 그만두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며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시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위 전북은 현재 2위 울산에 승점 3점 차로 앞서 있다. 비기기만 해도 4연패가 확정된다. 이동국은 "아내가 마지막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했다.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고 싶다"며 웃었다.
가족 이야기가 나왔을 땐 참아왔던 눈물이 터졌다. 이동국은 "은퇴를 이야기를 꺼냈을 때 프로생활을 포함해 30년 가까이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께서도 '은퇴하는 느낌'이라고 하셨다"며 "그동안 정말 고생많으셨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아이들은 아빠랑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전북까지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77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었으며 경기 출장 수도 김병지(706경기)에 이어 2위인 역사 그 자체다. 이동국의 전성기는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후로, K리그 7회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마흔 살이 넘어서까지 리그 최고 골잡이로 활약했다. 전북에서만 360경기 164골 48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K리그 현역 최고령인 그는 올 시즌 K리그1 10경기에 나서서 4골을 터트렸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동국은 "프로 선수는 선후배를 떠나 동료들과 경쟁해야 하고 거기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단점을 보완하기 보단 가진 장점을 키우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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