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건희 회장…가족·임직원 등 마지막 배웅 속 영면하다
입력 2020-10-28 11:33  | 수정 2020-11-04 11:36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엄수됐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사장,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이수빈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로 시작됐다. 이 고문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여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회고 중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하고 이 회장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이건희 회장의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영결식은 오전 8시 전후로 마무리됐으며 영결식을 마친 직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 등이 나눠 탄 소형버스 3대가 차례대로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어 장례식장 지하 2층에서 약 20분간 발인이 진행됐다. 발인을 마친 뒤 오전 8시 50분께 유족, 친지 등을 태운 운구행렬은 삼성서울병원을 출발했다. 운구차는 화성 및 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들른 뒤 장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윗대를 모신 수원 가족 선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지난 6년 5개월여 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그는 지난 25일 오전 3시 59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박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