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가 패치형 결핵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효과성과 안정성, 경제성을 모두 겸비했다는 평가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강점과 혁신을 활용해 국제보건을 위협하는 소외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국제보건 연구 지원 플랫폼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 '라이트펀드'(RIGHT Fund)는 올해 새롭게 17개 연구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올해 라이트펀드가 지원을 시작한 17개 감염병 기술 개발 연구 중에는 '마이코박테리아 균주(Mpg)를 활용한 패치형 결핵 백신 개발 연구'가 있다. 라파스와 서울대가 공동 연구하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연구이고 해당 연구의 결과물이 국제보건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신주엽 라파스 이사를 만나 들어봤다.
▲라이트펀드 지원으로 마이코박테리아 균주를 활용한 패치형 결핵 백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안다. 어떤 연구인가.
-세계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결핵 예방을 위해 사람 체온에서는 증식하지 않는 온도민감성 신균주인 마이코박테리아 파라고르도네(Mpg)를 마이크로니들에 탑재한 패치형 결핵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라파스는 현재 서울대와 협력해 패치형 백신의 결핵 예방용 백신 및 치료용 백신 가능성을 검증하는 중이다.
현재 결핵 예방을 위해 결핵을 유발하는 균주를 약화시킨 BCG(아동 대상 결핵 예방백신)를 예방 백신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영유아에게 파종성 BCG감염(BCGosis)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충분한 면역유도가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결핵 백신은 동결건조 형태로 사용 전 주사액에 녹여 사용해야 하는데 약 80%의 항원이 백신으로써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안정성 이슈도 있고, 피하주사 시에는 흔히 불주사라는 흉터가 남는 문제도 있다. 또 피내 주사 경우, 의료진 숙련도에 따라 백신 흡수나 전달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라파스는 안전한 Mpg라는 비병원성 균주를 이용해 마이크로니들이라는 경피 약물전달 플랫폼과 결합해 안정적으로 접종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 패치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마이크로니들 백신 패치는 제제 특성상 고형화를 통해 백신의 상온 유통이 가능하며, 숙달된 전문의료인의 도움 없이도 약물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에 특히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Mpg를 활용한 패치형 결핵 백신 개발은 국제보건 측면에서 아주 유용하지만, 개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백신 개발 가장 큰 난제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는데 라파스가 보유한 강점은 무엇인가.
-라파스는 비병원성 균주인 Mpg를 활용한 결핵 백신 물질에서 BCG보다 뛰어난 면역원성을 확인했으며, B형 간염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을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개발해 동물에서 면역원성을 확인한 사례가 있다. 또 라파스는 국내외 파트너사와 소아마비, COVID-19 등의 패치형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며, 골다공증치료제, 치매치료제, 국소치료용 의약품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수년간 다양한 제제 개발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강점은 마이크로니들 상용화에 있어 가장 큰 난제인 제조 기술과 품질 관리에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이미 20년 전 실험실에서 제제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안정적 대량생산이 어려워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라파스는 독자 개발한 마이크로구조체 제조방법인 Droplet Extention(DEN)이라는 새로운 제조공법을 통해 인라인 자동화 제조설비를 구축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DEN 마이크로니들 제조공법을 통해 고기능성 화장품과 의료기기를 대량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니들 사용성을 보증하는 대량생산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최초 사례로, 이번 패치형 결핵 백신 개발을 통해 인라인 자동화 설비를 백신 제조에 최적화시켜 대량생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요구하는 품질관리 및 GMP규정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치형 결핵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외 어떤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나.
-현재 우리나라는 결핵 백신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라파스가 새로운 패치형 결핵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 백신 자급률을 지금보다 현격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패치형 백신 제품은 기존 백신과 달리 고형화 패치 제제로 상온 안정성과 더불어, 전문의료인이 아니어도 접종할 수 있어 의료 기반 시설 및 전문의료진이 부족한 저개발국이나 냉장유통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편리하게 백신을 공급, 투약할 수 있어 국제보건 측면에서 아주 유익성이 높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손쉽게 접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가 부착도 용이해 의료기관에서 잠복기인 환자들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잠재적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외 패치형 백신은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면역세포는 주로 표피층과 진피층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패치형 백신을 통한 경피투약은 피하주사나 근육주사보다 적은 용량으로 동등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어 고가의 백신 원료를 적게 사용해 경제적 이점을 제공한다. 또, 면역보조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면역 유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라파스 패치형 백신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마이크로니들 산업은 화장품에서 상용화를 거쳐 의약품으로 전이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라파스가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가 대한민국이 세계 마이크로니들 백신 패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로 작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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