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28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해 국회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총 43번 언급된 '경제'였습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도 역시 '경제'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당시 언급 횟수가 29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내년 국정에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의 반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단어가 28번 나온 '위기'인 것도 같은 고민의 발로로 보입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에 최우선을 두겠다"며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 경제회복의 속도를 높이고 확실한 경기 반등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가 25번, '방역'이 23차례 연설에 등장한 것은 경제와 함께 방역에서도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 등으로 위축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평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1번 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시정연설 당시 27번이나 등장했던 '공정'은 두 차례 나왔고, 1년 전 10차례 나왔던 '검찰'은 1년 사이에 연설에서 사라졌습니다.
작년 시정연설 당시에는 '조국 정국'을 거치며 대학 입시 등의 이슈에서 불공정 관행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컸지만, 올해는 이와 관련한 이슈가 없었던 탓으로 해석됩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 여망이 담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범 지연도 끝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해 성역 없는 수사와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삐를 죌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