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간 주택연금 가입자, 서울 빈집 신혼부부에 임대

#. A어르신은 영등포구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해 매월 105만원 연금을 받고 있었다. 최근 건강이 악화돼 요양원에 입원하기로 결정했지만,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하는 문제와 의료비로 늘어난 생활비도 걱정이었다. 빈 집을 관리하면서 추가 수입이 더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서울시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가 내놓은 공적임대주택 사업인 '더드림주택'에 참여해 신혼부부에게 빈집을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면서 추가 임대료 수입을 얻고 있다.
요양원 및 병원입원 등으로 생긴 주택연금 가입자의 빈집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임대해 청년·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 80% 수준으로 다시 임대(전대)하는 방식의 새로운 공적임대주택인 '더드림주택'이 도입된다. 장기간 방치되는 빈 집을 활용해 어르신은 병원비를 마련하고 공공은 저렴한 공적임대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행정 협업을 이뤘다는 평이다.
28일 서울시는 HF공사·SH공사와 손잡고 주택연금가입자의 빈집을 활용한 공적임대주택 '세대이음 자산공유형 더드림주택' 업무협약을 이날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대사업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비운 어르신들은 주택연금 외에 추가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청년·신혼부부는 저렴하게 주거지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에는 주택연금을 가입한 경우 보증금 없이 월세를 주는 것만 가능하고 전세를 내주는 것이 불가능해 주택연금 가입자가 요양원이나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빈 집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협약에는 사업 세부구조 설계 및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가 담겼다. HF공사는 주택연금가입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SH공사와 임대차계약을 맺는다. 이후 SH공사는 주택연금가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또 청년·신혼부부와는 전대차 계약을 체결해 주택연금가입자의 주택을 이들에게 공급한다. 서울시는 계약이 체결된 전대주택을 대상으로 환경개선공사비(가구당 100만원)를 지원한다.
입주대상은 부부 합산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 이내인 무주택가구 중 SH공사가 선정한 신혼부부·청년 등이다. 임대료는 전세시세에 정기예금금리 수준을 감안해 SH공사가 결정한다. 임대기간은 2년이며 최대 1회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9개월 간 4개 자치구(동대문구·영등포구·강북구·양천구)에 더드림주택 4호를 시범 공급한 결과, 영등포구에 집을 소유한 어르신 A씨는 기존 연금 대비 월수입이 43%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택연금 105만원을 수령했지만 A씨는 더드림주택을 통해 월세 소득 45만원을 추가로 받아 총 150만원을 수령한 것이다.
[이축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