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융시장은 고요한 폭풍전야와도 같다. 리스크 감독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발 기업의 매출·영업이익이 오는 2021년부터 재무제표에 반영, 대규모 등급 하향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등급하락을 예견하는 부정적 등급전망(outlook)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말 24건에서 올해 상반기 말 36건으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27건에서 각각 47건과 52건으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따라서 금융당국과 시장참여자는 오는 2021년 이후 매결·영업이익 감소가 결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대규모 등급 하향조정이 일어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은 "기업 실적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크레딧시장이 경색화하면 관련 위기는 장기회사채 시장보다 CP와 전단채 시장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반적으로 크레딧 가격 상승과 발행량 증가 등 시장지표가 호황을 시사하지만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수요예측 미달 기업이 늘고 수요예측 미달 등을 우려한 기업들의 만기 1년 이상 장기 CP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공모 일반회사채 수익률이 역사상 저점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상호금융,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사모 옵션부사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 주식옵션부사채 시장은 주된 발행기업이 공모사채시장 접근이 쉽지 않은 코스닥 상장기업이라 크레딧시장 경색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 시기에 감독당국은 금융시장 내 과열이 발생하거나 시장리스크가 누적되지 않도록 금융시장을 감독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일부분야에서 일시적 충격이 오더라도 금융당국과 신평사들은 부실 위험이 높은 기업의 등급을 적절히 하향조정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크레딧시장 경색의 단초가 될 수 있는 CP·전단채 시장과 주식옵션부사채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크레딧시장 과열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기존에 활용하던 회사채 발행 증가율이나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등 소수 거시금융지표 보다는 금융기관 수익률 추구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과거 닷컴 버블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서브프라임 버블이 형성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듯 코로나19발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자치 더 큰 버블과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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