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피아가 살인 통지" 로마 이끌던 `여걸` 시장 보복 표적됐다
입력 2020-10-27 11:18  | 수정 2020-11-10 12:06

"마피아가 나와 내 가족을 공격하겠다는 통지를 보냈다."
비르지니아 라지(42) 로마시장이 이탈리아 최대 민영방송국 '카날레5' 인터뷰에서 마피아로부터 살인 예고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라지 시장은 본인이 이탈리아 마피아 일가(一家) 중 '카사모니카 패밀리'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카사모니카는 고리대금업과 마약 밀매로 돈을 벌며 각종 범죄를 자행하는 악명 높은 마피아 분파다. 라지 시장은 2016년 '마피아 척결' 기조를 내세워 로마 역사상 첫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뒤 실제 마피아의 불법행위 근절에 팔을 걷어부치면서 이들의 불만을 샀다.
본격적으로 악연을 맺은 건 2년 전이다. 2018년 11월 로마시는 카사모니카가 소유한 불법 저택 8채가 있는 로마 남동부 일대를 습격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40여명의 카사모니카 일가는 이곳 환경보호 구역에 불법 호화주택을 짓고 30년가량 불법 점유해왔는데, 이를 철거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 약 600명에 불도저가 동원됐고 라지 시장 본인뿐 아니라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마피아 축출의 의지를 보였다. 라지 시장은 "카사모니카 일가는 이 일대에 유사 국가를 세워 시민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며 "카사모니카 일당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이후 마피아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라지 시장은 '스파다 패밀리', '마란도 패밀리' 등 다른 마피아 일가와의 싸움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게로 와 계속 싸워달라고 한다. 그러곤 마피아에 목격될까 두려워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난다"고도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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