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있는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고택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태어난 생가인 '호암고택'이 보존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주변 일대가 최근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돼 멸실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27일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 성내동과 인교동 등 일대 2만 5000㎡ 부지는 서성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돼 현재 18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 구역에는 호암고택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중구청과 서성지구 재개발추진위원회는 호암고택이 삼성에 뿌리를 둔 대구의 자산이자 대구의 자부심인 만큼 재개발구역에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암고택이 보존되면 이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해 역사적인 공간으로 남겨놓겠다는 취지다.
재개발추진위원회측도 "재개발 사업이 1000 가구를 넘으면 3000㎡ 규모의 공공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해야 한다"며 "공원 안에 호암고택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호암고택은 이병철 회장이 1938~1947년까지 살았고 1942년 이건희 회장이 태어난 곳이다. 250㎡ 규모에 방 4개로 당시 주변에서는 가장 넓은 가옥 중 하나였다. 이 고택은 1993년 호암재단이 매입해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호암고택 멸실과 보존 여부는 삼성그룹의 결정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구 중구청도 호암고택 보존을 위해 삼성측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호암고택' 주변에는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린 상태다. 지난 26일에는 호암고택과 250m 떨어진 옛 삼성상회 터에서 주민 등 30여명이 모여 이건희 회장에 대한 추도식을 갖기도 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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