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사망하자 28년 만에 나타나 또 억대 유산 챙긴 생모

【 앵커멘트 】
가수 고 구하라 씨가 세상을 떠나자 20여 년 전 구 씨를 떠난 친모가 나타나 상속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논란이 됐었죠.
최근 이와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졌습니다.
20대 딸이 암으로 숨지자 28년 만에 생모가 나타나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챙겨간 건데요.
노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김 모 씨는 지난 2월, 29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자 김 씨를 보살폈던 양어머니와 이복동생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28년간 김 씨와 연락조차 않던 친모 A 씨였습니다.

「A 씨는 처음엔 "사망보험금을 나눠달라"고 요청했지만, 자신이 단독 상속자인 것을 알고는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김 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 5천만 원을 챙겨갔습니다.」

「김 씨의 친부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A 씨는 김 씨의 재산 모두를 상속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던 겁니다.」

「심지어 A 씨는 양어머니와 이복동생이 김 씨의 병원 치료비 등 5천만 원을 김 씨 돈으로 결제해 자신의 재산이 편취당했다며 절도 혐의로 형사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법원이 이례적으로 조정기일을 열어 A 씨가 양어머니 측에 전세보증금 일부인 1천만 원 미만의 돈만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재판은 마무리됐습니다.

▶ 인터뷰 : 정희원 / 변호사
- "양육의무를 게을리해도 현행법상으로는 상속에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입법을 통해 상속결격사유에 추가할 경우 무책임한 부모들이 재판에서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구하라법' 입법 청원이 있었지만, 아직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하면서 제2의 구하라 사건은 또다시 재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 nth302@mbn.co.kr ]

영상취재 : 이형준 VJ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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