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美 사모펀드 TPG, 카뱅에 4천억 투자
입력 2020-10-26 23:44  | 수정 2020-11-03 00:07
케이뱅크에 이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투자를 받는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으로부터 약 4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한 것이다. TPG는 3년 전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카카오그룹에 두 번째로 투자하게 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TPG로부터 3000억~4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TPG가 카카오뱅크의 신주(새로 발행되는 주식)를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거래 대상에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구주)는 제외됐다.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재무 자문사 없이 거래를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TPG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형태로 투자에 참여한다. 납입을 마치면 약 4~5% 안팎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TPG는 투자에 나서며 카카오뱅크의 상장 전 지분가치를 약 10조원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양 측이 지분투자에 대한 협의를 상당부분 진전시킨 상황"이라며 "27일로 예정된 카카오뱅크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의 상장 시기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운영 자금을 확보한 만큼 기업공개(IPO)를 서두를 유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연 뒤 이듬해 하반기 상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카카오(33.5%)를 비롯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 국민은행(9.9%), 한국금융지주(4.9%), 넷마블(3.9%), 예스24(2.0%) 등이 카카오뱅크 주주로 올라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그룹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뱅크, 페이 등이 차기 상장 주자로 꼽혔는데 교통정리가 어느정도 된 분위기"라며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단에 포함시킨 카카오페이가 가장 먼저 상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TPG는 카카오그룹에 투자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7년 카카오그룹에서 대리운전·택시운전 등을 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프리IPO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 TPG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은 약 27% 안팎이다.
[안갑성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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