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요동치는 계열사 대신…삼성그룹펀드 담을까
입력 2020-10-26 17:29  | 수정 2020-10-26 19:33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계열사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간접투자상품인 삼성그룹펀드에도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단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 관련주의 직접투자보다는 지배구조 개편과 불확실성 해소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삼성그룹펀드에 입성하려는 투자자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삼성그룹펀드 24개의 총 설정액은 1조6882억원으로 1개월 새 1605억원이 유입됐다. 기간을 늘려 6개월간 유입액을 보면 1964억원으로 롤러코스터를 탄 올해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설정액이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수익률 역시 3개월 3.17%, 6개월 18.98%, 연초 이후 6.72%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 없이 숨 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비교적 안전 성향으로 분류되는 삼성그룹펀드에 대한 투자 저울질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의 별세로 인한 상속과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변동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커졌다. 이날 삼성물산, 호텔신라 우선주가 상한가에 근접한 데다 삼성생명, 삼성SDS 등 계열사 주식들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단기 급등 분위기를 조성했다.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삼성가 상속 관련 변수인 만큼 시장 영향력을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가총액이 매우 크고 시장 영향력이 막대한 삼성그룹의 상속 문제인 만큼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이 회장이 6년여간 병상에 있을 때 삼성그룹 차원의 대비가 돼 있을 것으로 보여 파급효과가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변동성 영향의 시간 차가 있는 간접투자상품의 영향 역시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완의 상태였던 지배구조 문제가 이번 기회에 해소되는 만큼 기업 가치의 재평가와 더불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펀드의 경우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투자 비율은 타 펀드와 유사하다. 다만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계열사 투자 비율이 타 펀드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이들 삼성그룹펀드의 특징이다. 26일 기준 9932억원의 설정액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삼성KODEX삼성그룹주 ETF(상장지수펀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6.64%, 삼성SDI 19.95%, 삼성바이로직스 9.68%, 삼성물산 9.33%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ETF는 6개월 수익률 20.85%, 연초이후 수익률 9.79%로 삼성그룹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설정액 297억원 규모의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ETF'는 3개월 수익률 2.74%, 6개월 수익률 22.84%를 거뒀다. 김정현 삼성자산운용 ETF팀장은 "오너리스크 해소를 통해 기업 재평가가 일어난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속 이슈가 미칠 영향을 계열사별로 구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속과 관련된 이슈들이 정리된 후에 투자·사업과 관련된 이슈를 챙겨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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