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비위에…강경화 "장관으로서 리더십 한계 느껴"

"장관으로서 리더십의 한계를 느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때 '잇단 대사관 내 성비위 논란'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 질의에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과 대통령이 평가한다면 합당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강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앞서 불거진 대사관 내 성비위 논란과 연관이 깊다. 최근 뉴질랜드 대사관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한·뉴질랜드간 외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도 직원의 현지 메이드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역시 이날 국정감사 때 "뉴질랜드 사건은 외교부 매뉴얼 상 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재외공관 직원의 비위는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조사하도록 한 구조적 온정주의가 작동한 것"이라며 "(하지만) 나이지리아 사건은 현지 대사가 본부 지침마저 무시하고 독단으로 덮어버린 기강해이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인 영사가 행정직원들에게 '인육을 먹어보고 싶다'는 막말을 한 점도 부각시키며 "재외공관 비위 근절 의지가 심각하게 결여된 것은 장관의 리더십 문제"라고 질타했다.
강 장관은 이 의원 질타에 대해 "거꾸로 생각하면 외교부가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탈바꿈하는 전환기가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으나 "여러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장관인 제가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일정부분 인정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재차 "한 건 한 건 들여다보면 완벽하게 처리됐다고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사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외교부 차원에서 추가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