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감백신 정말 맞아도 괜찮을까요?"
입력 2020-10-26 13:49 
정부가 독감백신과 사망 사건의 인과관계가 낮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의 한 내과 입구. [매경DB]

정부가 독감백신과 사망 사례의 인과관계가 낮다고 주장했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지난 25일 오후 1시 기준 48명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고, 80대 이상 18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남이 각 6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전북·전남이 각 5명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경북 각 4명, 충남 3명, 부산·인천·대전·강원 각 2명, 광주·제주 각 1명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4일 긴급 브리핑에서 "독감을 접종한 이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례들을 놓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들과 살펴본 결과 지금까지 검토한 사망 사례는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아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백신 접종과 사망자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이어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오히려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총리 또한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께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정부 결정에 따라 예방접종에 계속 참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독감백신과 사망 사례의 인과관계가 없다며 백신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괜찮다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지역 맘카페에는 "부모님에게 독감백신 놔드려도 되는지 걱정된다" "독감백신 다음 주에 맞을 계획인데 포기할까 고민 중이다" "어제 독감백신을 맞았는데 예년과 다르게 따끔했다" 등 독감백신을 우려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dhmo****)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독감 백신에 문제가 없다니···생체 실험인가"라고 꼬집었다.
댓글에는 "독감 걸려도 치료 가능한데 위험한 주사 꼭 맞아야 하나요(0166****)" "맞고 안 맞고는 본인 마음이니 권유하지 마세요(1234****)" "정부 관계자들 먼저 맞아주세요(jhmd****)" 등 반응도 있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 중인 불안이 모든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우려스러운 건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향후 코로나 백신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정부 당국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주장대로 독감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백신학회 부회장)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자로 기저질환이 있던 분들"이라며 "특정 연령층에서의 사망 보고는 결국 백신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어르신 대상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대상을 이날부터 1951∼1958년 출생자인 만 62∼69세까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독감백신 접종 사망 건수는 전날부터 일주일에 2~3번 발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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