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잇따른 집단감염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도 지역발생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단계 기준인 5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심지어 1단계로 완화된 최근 2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2단계였던 직전 2주간보다 증가한 상황입니다.
특히 인플루엔자(독감)까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겨울철이 다가오고, 가깝게는 클럽 이용자가 늘어날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있어 방역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현재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방역망의 추적속도가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서 향후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지난 12일 이후 2주간 지역발생 일일 확진자를 보면 일별로 69명→69명→53명→95명→41명→62명→71명→50명→41명→57명→104명→138명→66명→50명입니다.
겨우 이틀만 50명 아래였습니다. 100명을 넘은 날도 두 차례나 됐습니다.
'지역발생 50명 미만'은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전환할 때 고려하는 중요 지표로, 전국적으로 1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달성해야 하는 목표 중 하나입니다.
정부가 1단계 전환을 결정할 당시 직전 2주간(9.27∼10.10) 지역발생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59.4명이었으나 최근 2주간(10.11∼24)은 68.7명에 달해 오히려 9.3명 증가했습니다.
당시 추석 이후 나타난 확진자 감소세와 8월 중순부터 두 달 간 이어진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 등을 고려해 단계를 낮췄는데 이후 2주간 '성적'이 더 나빠진 것입니다.
이처럼 지역감염이 확실히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수도권에서 크고 작은 유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SRC재활병원, 마스터플러스병원, 행복해요양원, 어르신세상만안센터, 남천병원 등은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요양 시설입니다.
요양시설 뿐만이 아니라 서울 강남·서초 지인모임, 구로 일가족, 경기 양주 섬유회사, 부천 발레학원 등 가족과 지인, 회사, 학원 등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도 수도권에서 다수 발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주간 총 지역발생 확진자 966명 중 수도권이 746명으로 77%를 차치했습니다. 일별로는 수도권 발생이 90%에 육박할 때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핼러윈 데이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핼러윈 파티를 위해 젊은이들이 클럽 등 유흥시설로 몰려들고, 특히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까지 주말 심야에 서울의 이태원·홍대·건대입구·강남역·교대역·신촌역, 인천 부평, 부산 서면 일대 등 유흥시설이 모여있는 주요 지역에서 핵심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수칙 위반이 적발되면 즉시 영업을 중지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갑갑한 기분을 풀고자 하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기억해달라"면서 "잠깐의 방심이 우리 모두의 겨울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또 "확충된 방역과 의료 역량을 기반으로 지금까지는 큰 문제 없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활동이 증가하고 있어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언제든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생활방역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