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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비 요원이 끝내기 영웅으로...탬파베이다운 `가을드라마` [현장스케치]
입력 2020-10-25 15:30 
대수비, 혹은 대주자 전문 요원인 브렛 필립스는 이날 영웅이 됐다. 사진(美 알링턴)=ⓒ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탬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브렛 필립스(26)는 이날 경기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단 두 차례 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의 역할은 대수비, 혹은 대주자였다.
25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월드시리즈 4차전도 그랬다. 8회말 2사 1, 2루의 기회가 만들어지자 2루 주자 최지만을 대신해 투입됐다.
필립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를 끝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배팅케이지로 가서 스윙 연습을 했다. 경기 내내 스윙 연습은 하지 않았다. 주로 역할이 대수비기 때문에 팔만 풀었다. 그 스윙 연습도 좌완을 상대로 했다. 내가 나서면 상대가 좌완 불펜을 올릴 거라 생각했다. 오른손 투수는 연습하지도 않았다"며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올라갔지만,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는 "팀에서 내가 승리에 도움이 될 선수라 믿지 않았다면 나를 로스터에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9회 2아웃에서 끝내기 안타가 나온 것은 1947년 4차전 브루클린 다저스 쿠키 라바게토의 2루타, 1988년 1차전 LA다저스 커크 깁슨의 끝내기 홈런, 그리고 필립스의 안타가 세 번째다.
이 장면을 지켜 본 브랜든 라우는 "명이 15년은 단축된 거 같다. 마지막 플레이에서는 10년이 단축됐다.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는 말로 이날 경기의 흥분을 표현했다.
극적인 승리였지만, 지극히 탬파베이다운 승리였다. 케빈 키어마이어는 "우리는 시즌 내내 벼랑끝에 몰렸다가도 다시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 우리에게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필립스도 "로스터에 있는 누구든 언제라도 팀을 도울 수 있다. 내가 트레이드로 이 팀에 온 이후 봐온 장면이다. 늘 누군가는 두각을 나타냈다"며 탬파베이라는 팀의 저력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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