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돈을 끌어모음)' 열풍 등으로 급증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은행들이 신용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4936억원으로 지난달 말(649조8909억원)보다 4조6027억원 늘었다. 영업일이 5일 정도 남았지만 증가폭은 9월(6조5757억원)보다 30% 줄었다. 사실상 사상 최대 증가폭이었던 8월(8조4098억원)과 비교하면 45%나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 22일 기준 464조1837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758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증가폭인 4조4419억원보다 38% 줄어든 규모다.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은 1조6401억원으로 지난달(2조1121억원), 8월(4조705억원)보다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이유로는 주택 거래량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 매매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7월 1만647건에서 이달 118건으로 줄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증가폭이 완만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 1억원 이상 고액 신용대출 한도 조절과 비대면 대출 경쟁 자제를 요구했다. 은행들은 최근 전문직군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300%에서 200%로 낮추고, 우대 금리 폭을 줄였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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