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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달러 간다던 금값…레피니티브 "내년엔 1900달러 밑" 티파니·제이에스티나 주가는 올라
입력 2020-10-25 11:00  | 수정 2020-11-01 11:36
사진 제공=티파니

올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사태 탓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금 가격이 내년에는 1900달러 선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바이러스 확산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겠지만 글로벌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안전 자산'인 금 수요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뎌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금 실물 수요를 이끄는 아시아 시장에서 내년 귀금속·보석 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면서 관련 기업 주가에 관심이 모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12월물)은 전날보다 1.2% 떨어져 1온스당 190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부터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은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대체재인 금으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과 다른 움직임이다.
앞서 22일 글로벌 금융·상품시장 데이터분석업체인 레피니티브는 '2020년 3분기 금속 시장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금 가격이 평균 1890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965달러)보다 낮지만 올해처럼 2000달러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레피니티브의 카메론 알렉산더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1년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어 금 시세가 여전히 높겠지만 증가세는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시장에서 안전자산 투자자들과 세계 각국 중앙은행, 귀금속 회사는 금 주요 수요자다.
알렉산더 연구원은 올해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작년 3배 수준인 1205t으로 급증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13.03% 늘어난 1362t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백신 개발·승인 작업이 빨라지면서 '안전자산'의 투자 수요에 대한 증가 속도가 3배에서 1.13배로 수그러들 것이라는 얘기다.

각국 중앙은행과 귀금속 회사 수요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각국 중앙은행들 금 수요는 총 312t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내년에는 총 385t으로 늘어나겠지만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귀금속 회사의 경우 알렉산더 연구원은 "전세계 금 실수요를 이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귀금속·보석 판매가 내년 회복세를 보이면서 업체들 수요가 9% 늘어나 1447t 정도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귀금속 회사 수요 전망치는 작년보다 31% 적은 1327t이다.
금 관련 상품·선물 시장 전체로 보면 내년 금 투자 수요 둔화에 비해 중앙은행·귀금속 회사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금 가격도 올해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지난 8월 7일 뉴욕상품거래소 선물 시장에서 금(12월물)은 1온스당 2072.5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당시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가 금 값 23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500~3000달러, RBC가 3000달러를 예상했고 금속 투자를 기피해왔던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금 관련 주식을 사들이는 식으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뒀었다. 다만 이후 금값이 하락하면서 지난달 23일에는 190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식시장에서는 귀금속 회사 주가가 간만에 올랐다. 23일 한국증시에서 제이에스티나 주식은 전날 보다 4.13% 오른 21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대비로는 5.41%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88%)보다 높았다. 뉴욕증시에서는 23일 티파니 주가가 123.54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달 24일 대비 6.37%올랐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티파니 인수 협상 중단 선언으로 주가가 지난 달 8일부로 급락해 110달러 선을 맴돌던 것에 비하면 간만의 상승세다. 시그넷주얼러는 하루 새 7.93%올랐다. 한달 새 50.28% 상승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6.74%)에 뒤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귀금속 회사 주가가 오른 것은 금 가격이 떨어져 비용 압박이 줄어들고 내년 아시아 시장 수요가 올해보다 늘어나 수익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티파니 등도 주요 소비시장은 중국이다.
다만 귀금속 회사 주식이 앞으로도 꾸준히 오르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 제이에스티나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미국 티파니와 시그넷주얼러와 달리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왔다. 금 가격 전망치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국증시에서는 비철금속 대장주로 꼽히는 고려아연이 올해 금·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여전히 오름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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