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줄을 잇는 가운데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이를 연이틀 비꼬았다.
진 검사는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날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의 진의가 잘못 알려져 "진정한 충정이 왜곡되고 있다"고 윤 총장을 비꼬았다.
앞서 진 검사는 전날 서초동 대검 앞에 줄지어 놓인 윤 총장 응원화환 사진을 소개하면서 "서초동에 신 O서방파가 대검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썼다.
이어 "보통 마약 등을 판매하거나 안마업소, 노점상 등을 갈취해 돈을 버는 조직폭력배들은 나이트클럽, 호텔 등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해당 영역에 위세를 과시하는데 분홍색, 붉은색 꽃을 많이 쓴다"며 "(대검 앞 화환이) 한 꽃집에서 주문한 것처럼 리본 색상과 화환 높이가 모두 같은 단결력이 대단하다"고 적었다.
그는 "시민이 다니는 인도가 좁기도 한 도로이므로, 신속하게 담 안으로 들여놓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다"고 수취인인 윤 총장이 나와 어서 치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총장을 '조폭'에 비유한 것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진 검사는 25일 "많은 분들이 신 O서방파 대검나이트 개업한 것 아니라고 목소리 높인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것은 진정한 충정이 아니다"라고도 반박했다.
진 검사는 윤 총장이 화환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인에게 화환을 배달하는 행위는 증여라고 볼 수 있고, 화환은 동산으로 동산의 증여는 물건을 인도하기만 하면 받는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며 "국정감사 보도내용을 보면 화환을 받은 분(윤석열)은 그 화환이 사무실 담벼락 앞 보도에 인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늘어선 화환들이 한 쪽 방향을 막고 있다"며 "도로교통법 제68조(도로에서의 금지행위 등) ②항의 '누구든지 교통에 방해가 될 만한 물건을 도로에 함부로 내버려두어서는 아니 된다'"를 위반한 것이라며 "제68조 제2항을 위반하면 제152조(벌칙)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진 검사는 "(윤 총장이) 자기 소유물을 도로에 방치한 것이 되는데, 까딱하면 징역 1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며 "냉큼 안으로 넣으셔야 한다는 것이 지난 포스팅의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즉 '대검 앞에 나이트가 개업한 줄 알았다'는 전날 글이 윤 총장이 징역 1년형의 처벌을 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한 고언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윤 총장의 응원 화환은 지난 19일 한 시민이 보낸 것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환에는 '윤석열 총장님 화이팅' '힘내세요'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등의 문구가 붙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