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통계가 현실을 반영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거론되는 KB국민은행 주택통계의 신뢰성을 놓고 야당과 국토교통부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2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부동산 관련 공공기관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도 공식적으로 KB국민은행 시세를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대상 주택 가격을 산정할 때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와 한국감정원 시세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하고 있었다. 특히 모바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서비스의 경우에는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가 등록된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만 가입이 가능했다. 또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HF)의 보금자리론의 경우 담보주택 평가액 산정 때 KB국민은행의 일반평균가를 우선 적용하고 KB시세가 없을 경우에는 한국감정원 시세 정보를 적용한다.
송 의원이 이같은 자료를 내놓은 까닭은 지난 16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KB국민은행 통계의 경우 호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국감정원 통계와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언급한 '호가'는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희망하는 가격을 뜻한다. 즉 실제 거래되는 가격보다 높을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정부는 정책 결정 등에 한국감정원 통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한국감정원 통계는 최근 상승장에서 주택가격과 전월세 동향 등 실제 시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자료를 발표하며 "KB 통계도 실거래가가 기본이며, 매매가 없는 단지 등에 대해서는 거래가능금액을 지수에 반영한다고 한다"며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만든 KB 통계를 정부가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실거래가 기반이라는 주장은) KB측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도 "KB 통계는 중개업소가 입력하는 자료로 만들기 때문에 호가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송 의원이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액수를 정할때 KB시세를 적용하며 한국감정원 시세는 언급조차 안한다"고 반박하자 김 장관은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많이 받게 하기 위해 될 수 있으면 높은 시세를 사용하려한다. KB지수가 호가 위주로 만들어진다는 저희 지적도 그런 내용과 연관있다"고 재반박했다.
송 의원은 "한국감정원, KB국민은행 등 부동산 관련 기관들 통계들은 각자 특성과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어느 한 기관의 통계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각 통계의 특성을 고려하고 활용해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마무리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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